[쿠키뉴스] 엄지영 기자 =미국 시카고에서 혐오범죄 자작극을 벌이다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역 사법당국의 갑작스런 공소 취하 결정으로 풀려났던 배우 저시 스몰렛이 재기소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스몰렛 사건 재수사를 벌여온 댄 웹 특별검사는 이날 대배심을 소집해 스몰렛 기소안을 제출했고, 배심원단은 기소 결정을 내렸다.
특검은 스몰렛이 시카고 경찰에 4건의 거짓 신고를 한 것과 관련해 총 6건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웹 특별검사는 “스몰렛은 그처럼 끔찍한 범죄가 실제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악의로 시카고 경찰에 혐오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허위 진술을 수차례 반복했다”면서 “대배심은 스몰렛이 자작극을 계획하고 직접 참여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웹 특별검사는 스몰렛이 자작극을 벌이게 된 배경, 시카고 경찰이 사건 수사에 투입한 엄청난 시간과 비용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살핀 결과, 재기소할만한 합리적 근거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며 “사법정의를 위해 재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동성애자 흑인 배우 스몰렛은 TV 시리즈 ‘엠파이어’에 출연 중이던 작년 1월, 촬영지 시카고에서 밤거리를 걷다 두 남성의 공격을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용의자들이 인종차별·성소수자 비하 욕설을 퍼붓고, 과거 백인이 흑인에게 형벌을 가할 때 사용했던 밧줄을 목에 감았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외쳤다고 진술해 논란을 정치권으로까지 확대시켰다.
그러나 폭행 용의자들이 스몰렛의 개인 체력 트레이너 형제이고, 스몰렛은 자작극을 돕는 대가로 이들에게 4천 달러(약 450만 원)를 지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검찰은 스몰렛을 16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으나, 두 달 만에 돌연 철회했다. 당시 쿡 카운티 검찰은 공소 취하 배경에 대해 설명하지 않은 채 “스몰렛이 16시간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보석 보증금 1만 달러(약 1100만 원)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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