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국내 코로나19 28번째 확진환자가 '무증상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료진의 견해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무증상 감염 상태에서 바이러스 전파율은 낮지만 아주 안심할 수는 없다는 소견을 내놨다.  

12일 명지병원 농천홀에서 개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 경과보고 간담회' 자리. 최강원 명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는 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순간부터 첫 증상이 발현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이 환자의 경우 첫 증상이 없기 때문에 잠복기 측정이 안 된다. 영원히 증상이 안 나타날 수도 있다. 증상없이 몸 속에 바이러스가 들어왔다가 없어지는 무증상 감염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8번 환자는 30세 중국 국적 여성이다. 그는 3번 환자(54·남)의 지인으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함께 우리나라에 입국했다. 28번 환자는 3번 환자와의 마지막 접촉일인 지난달 25일을 기준 잠복기 14일를 넘긴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고 명지병원에 격리됐다. 이 환자의 등장은 '무증상 감염'으로 인한 지역사회 확산 우려와 함께 기존의  '잠복기 14일'기준이 실제와 다른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때문에 28번 환자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나왔다. 그가 별다른 증상없이 바이러스 증식과 회복기를 겪는 '무증상 감염'일 경우와 기존 잠복기 14일 기준을 넘기는 '초과 잠복기'일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참고로 최근 중국에서는 최장 잠복기가 24일까지 나타난 사례도 보고된 일이 있었다. 

'초과 잠복기'라면 28번 환자에게서 추후 발열이나 기침과 같은 호흡기 이상 증상이 나타나야 한다. 현재 28번 환자는 여전히 뚜렷한 증상이 없으며, 유전자증폭검사(PCR) 결과에서 바이러스의 양도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단계일 경우 PCR 검사 초반에 바이러스가 확인돼야 한다. 그러나 나중 바이러스 검사에서야 바이러스 여부가 확인됐으며, 지난 11일 검사에서는 '음성' 결과가 나왔다.   

이를 근거로 28번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들은 '무증상 감염'에 무게를 뒀다. 주치의 강유민 감염내과 교수는 "28번 환자는 입원 시 발열, 오한, 기침 등 증상이 없었고, 현재 음성이 확인된 상태다. 다만, 초과 잠복기 가능성으로 퇴원은 논의하지 않고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들은 28번 환자의  PCR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지속 확인될 경우 조만간 퇴원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의료진은 초과 잠복기에 해당할 확률은 크지 않다고 봤다. 최 교수는 "중국의 24일 잠복기 보고는 가능성이 없지않으나 얼마나 정확하게 역학조사가 됐는지 알 수 없다 또 발표된 학술지 자체도 SCI급 논문이 아니고, 전문가리뷰를 거치지 않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현재로서 가능성이 떨어지지만 28번째 환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잠복기가 14일보다 긴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된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력은 낮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최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가 있을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증상이 없더라도 밀접한 접촉으로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하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무증상 감염 문제가 제기된만큼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확률상 무증상 감염자가 드물고, 일반 코로나바이러스는 무증상 상태에서 바이러스 전파력이 낮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번 환자가 무증상 감염이라고 생각되는 잠복기 전구증상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미하게 증상이 나타났더라도 환자 본인이 알아채지 못하고 회복기로 넘어갔을 수 있다는 것. 방역당국은 추후 정밀조사를 통해 잠복기 이후 확진 여부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관련해 28번 환자는 격리 직후 일주일간 성형외과에서 처방받은 항생제와 소염진통제 등을 복용, 발열 등 코로나19 증상 관찰이 두드러지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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