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경기침체 속 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까지 겹치며 이맛살 주름이 깊어가는 소상공인을 향해 건낸 정세균 국무총리의 격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앞서 정 총리는 경기위축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13일 서울 신촌 명물거리에 나섰다. 대학병원과 대학에 인접한 거리는 개강을 앞두고 혼잡했던 예년과 달리 거리를 지나는 이들조차 드물 정도로 한산했고, 상점들은 비어있었다.
이에 정 총리는 한 상점에 들러 “여기가 유명한 집이라면서요, 외국 손님들도 많이 찾느냐”고 인사를 건넸고, 상인은 “원래 (손님이) 많은 편이긴 한데 코로나 때문에 아무래도 (손님이 줄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 총리는 “금방 또 괜찮아 질 것"이라며 "원래 무슨 일이 있으면 확 줄었다 좀 지나면 다시 회복되고 하니까 그간에 돈 많이 벌어 놓은 것 갖고 조금 버티셔야지”라면서 ‘빨리 극복해야한다’는 상인의 말에 오히려 “손님이 적으니 편하시겠네”라는 말을 건넸다.
문제는 정 총리의 발언이 어려움에 처한 상인에게 민생을 책임져야할 국무총리가 할 법한 발언이었냐는 발언의 적절성이다. 야권은 정 총리의 발언내용이 알려지자 강하게 비난을 쏟아냈다.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현장영상을 공유하며 “이게 지금 국무총리의 자영업에 대한 인식”이라고 비꼬았고, 같은 당 권성주 대변인은 “상인을 3번 죽이는 총리”라고 힐난했다.
심지어 권 대변인은 “삼권분립 헌법정신 마저 파괴하며 달나라 대통령의 2인자를 자처하더니 그새 달나라 총리가 돼버린 거냐”면서 “민생탐방 응원쇼인 줄 알았더니 민생염장 막말쇼였다. 과연 편향된 가짜뉴스로 3년째 국민을 조롱하는 대통령의 하수인답다”고 문재인 정권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비난에는 새보수당과 갈등관계에 있는 바른미래당도 가세했다. 김정화 바미당 대변인은 “분별력을 상실했는가. 민생 경제와 서민의 생업을 걷어차는, 망발이 개탄스럽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닥친 절망적 현실을, 한낱 말장난 거리로 생각한 모양”이라고 논평했다.
이어 “본인의 배가 불러, 바닥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도 정보도 없는 것인가. 아니면 총선에 나오지 않아서, 본성이 나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총리의 절망적인 현실 인식에 도탄에 빠진 민생경제는 앞길이 더욱 캄캄하다”면서 “바이러스만큼 ‘세균’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 총리는 현장점검에서 돌아와 14일 오전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에서 “코로나19 발생 초기 불안이 컸으나 우리의 선진 의료기술과 정부의 방역망 내에서 잘 관리되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 안전과 더불어 민생을 챙기는 일은 국가의 사명”이라며 “국민안전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소비를 늘리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일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국민들도 정부를 믿고 안전행동수칙을 참고해 일상의 생활을 유지하고, 기업들도 예정된 경제활동에 적극 나서달라”고 다짐의 말과 함께 당부의 뜻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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