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명지병원에서 치료받고 퇴원한 코로나19 3번 환자의 케이스 보고가 국내 최고 국제학술지인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
명지병원 임재균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한국에서 COVID-19 감염의 3차 전염을 일으킨 세 번째 확진 환자의 사례 : 정량적 RT-PCR에 의해 모니터링 된 COVID-19 감염된 폐렴의 치료를 위한 Lopinavir/Ritonavir의 적용결과’는 중국 밖에서 최초 2차, 3차 감염이 발생한 Index 환자(3번 환자)에 대한 임상보고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환자의 전형적인 임상과정에 대한 자료뿐만 아니라, 폐렴 치료 과정에서 항AIDS치료제인 칼레트라의 효능을 평가했다는 차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칼레트라(성분명 Lopinavir/Ritonavir, 제약사 AbbVie)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됐었고, 국내에서도 이번 COVID-19를 치료하는 대부분의 병원에서도 폐렴 발병시 치료보조제로 투여하고 있다.
이 연구의 제1저자인 명지병원 임재균 교수는 “칼레트라 투여 전후에 환자의 객담으로부터 바이러스 양을 qRT-PCR을 통해 측정함으로써 항바이러스제 투여 후 드라마틱하게 감소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향후 좀 더 체계적인 임상시험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논문에 따르면 54세 남성인 3번 환자는 지난 1월 25일 입원, 26일 확진판정을 받고 입원 19일 만인 지난 12일 퇴원했다. 3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코로나19 환자는 2명(6번, 28번)이며, 이 중 6번으로부터 3명(10, 11, 21번)이 3차 전염이 진행됐다. 이는 국내 최초 3차 감염 사례이기도 하다.
3번 환자는 입원 초기에는 마른기침과 발열 증상만 있었으며, 호흡곤란, 흉통 같은 심각한 호흡기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기침과 발열 증상을 치료하는 대증요법이 시행됐다. 이때 처방한 치료제는 항바이러스제인 페라미비르(peramivir), 항생제인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이다.
이후 입원한 지 6일째 되는 날 흉부CT에서 폐렴 증상이 보였으며, 폐렴 진단 이튿날부터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Kaletra)를 처방했다. 애브비의 칼레트라는 로피나비르(lopina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 성분을 조합한, 유일한 복합제이다.
칼레트라 투여 전후 ‘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rRT-PCR ; Real time reverse transcription polymerase chain reaction)’을 이용해 바이러스 검출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칼레트라 2정을 복용한 다음 날부터 바이러스 검출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칼레트라 투여 전날 실시한 검사에서 rRT-PCR cycle threshold(Ct) 값은 30.71이었다. 하지만 칼레트라를 투여하고 실시한 검사에서 Ct 값은 35.66으로 올라갔으며, 투약 둘째날(입원 9일)과 셋째날(입원 10일)은 음성으로 나오기도 했다. Ct 값이 낮으면 바이러스 농도는 높다는 의미다.
그 이후에도 Ct 값은 34~35 정도를 유지했으며 칼레트라 투여 8일째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다. 이 대부터 3일 연속 rRT-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으며 결국 완치 판정을 받고 지난 12일 퇴원했다. 입원한 지 19일만이다.
임재균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치료에 대한 지침은 확립돼 있지 않으며 일부에서 항HIV제제를 투여했다는 보고가 있지만 그 효과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면서 “본 환자에서는 lopinavir와 ritonavir를 투여한 다음 날부터 바이러스 검출량이 감소해 음전되고 낮은 수치로 유지됐다. 또 폐렴 증세가 호전된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3번 환자 사례는 코로나19가 비교적 경미한 증상을 보이며 폐렴이 조기 진단되면 회복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상대적으로 고위험군인 고령환자나 기저질환자의 경우 초기부터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를 투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상적인 효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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