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미국 유력매체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에서 영화 ‘기생충’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불평등이 한국보다 미국에서 훨씬 더 심각하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WP는 14일(현지시간) ‘기생충은 한국의 불평등을 악몽처럼 그린다. 미국에서의 현실은 훨씬 더 나쁘다’라는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WP는 이 영화와 거기에 담긴 메시지는 미국 관객에게 강하게 울려퍼졌고 지난주 작품상 수상은 이 영화 미국 내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며 “여기 미국에서 불평등은 봉 감독 한국보다 훨씬, 훨씬 더 심각하다”고 썼다.
WP는 양국 불평등을 비교하기 위해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WID) 통계를 인용했다.
WID에 따르면 한국에서 최상위 1%가 나라 전체 부 25%를 차지하지만 하위 50%가 소유한 재산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 한국인 상위 1%가 전체 국민소득 12%를 벌지만 미국인 상위 1%는 국민소득 20% 이상을 번다.
WP는 한국 불평등도 심각하지만 그래도 하위 50%가 뭔가 가치있는 것을 일부라도 보유한 반면 미국에서는 같은 계층이 순자산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라고 지적했다.
WP는 “미국에서 불평등이 커지는 상황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며 “이는 의회와 부유한 후원자들이 내린 정책 결정 직접적 결과”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 사이에 공통점도 적지 않다”면서도 “한국이 미국과 달리 보편적 보건의료와 노동자 계층을 위한 더 많은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는 게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예컨대 미국에 없는 40주 육아휴직, 보편적 유아교육, 3살 미만 아이 육아 보조금 등이 사례로 꼽혔다.
WP는 또 한국은 미국보다 법인세를 많이 걷고 상속세와 증여세로 거둬들이는 세입 GDP 비중이 미국 4배라고 지목했다.
이런 세입은 올바르게 쓰인다면 불평등을 바로잡는 데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미국도 비슷한 수준으로 세금을 거두면 부 재분배 수준이 한국과 비슷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WP는 또 청년 실업률과 이로 인한 좌절을 언급하며 “견고한 계층사회에 대한 좌절감이 봉 감독 영화 핵심에 있다”며 “이 영화가 미국에서 환영받는 것은 많은 미국인이 자신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