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지금이 더 불안한 것 같다.”
프로농구 서울 SK 소속의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는 KBL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2008-2009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고 KBL에 데뷔한 후 12년 연속 한국 무대를 누볐다.
그간 북한의 도발, 메르스 사태 등 숱한 외풍을 겪은 헤인즈에게도 지금의 광경은 낯설다.
27일 서울 잠실학생실내체육관에서 SK의 승리로 끝난 부산 KT와의 ‘2020 SKT 5GX 프로농구’는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세진 탓이다. 이날 경기장은 선수단 및 관계자를 제외한 인원들의 통행이 철저히 통제됐다.
경기에 앞서서는 외국인 선수 셋이 자진 퇴출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맞대결 상대였던 KT 소속의 앨런 더햄과 바이런 멀린스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하며 짐을 쌌다. 고양 오리온 소속의 보리스 사보비치 또한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경기 종료 후 만난 헤인즈는 “관중이 없어서 연습게임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청결을 유지하고 있다. 동료들 얘기를 들어가면서 몸 관리 중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북한 도발‧메르스보다) 지금이 더 무섭다. 처음엔 별 것 아니겠지 생각했는데 계속 확진자가 늘어나고 사망자가 생기니까 더 두렵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헤인즈는 관중이 없어도 최선을 다해 뛰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현 상황에선 리그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긴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팬이 있어야 스포츠도 있는 거다. 아무래도 리그를 잠깐 멈추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시즌을 이끌어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팀 동료인) 자밀 워니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지만 만약에 KBL에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리그를 중단해야 된다는 생각은 같다”고 밝혔다.
KBL은 최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리그 중단과 무관중 경기를 놓고 고심했으나 리그를 계속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