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셋 째 때문에 수염도 밀어버릴까 고민 중이에요.”
프로농구 서울 SK는 27일 서울 잠실학생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SKT 5GX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95대 74로 승리했다.
매번 관중들로 붐비는 학생체육관이지만 이날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경기 내용도 싱거웠다. 경기를 앞두고 부산 KT의 외국인 선수 둘이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을 호소하며 팀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경기 시작 전부터 SK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귀화혼혈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2009-2010시즌’부터 KBL에서 뛴 전태풍에게도 이는 낯선 풍경이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그는 “KT가 용병이 없어서 무조건 이길 줄 알았다”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프로답게 경기하려고 하고 있다. 나한테는 마지막 시즌이라 중간에 시즌이 끝나면 아쉽다. 지금 우리가 잘하고 있고 우승할 수 있는 찬스이지만 사람들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세지고 외국인 선수들의 이탈도 생기면서 리그를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전태풍은 “중단을 하게 되면 2주를 쉴지, 한 달을 쉴지 모르지 않느냐. 내 솔직한 입장은 팬이 없어도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우승을 꼭 해보고 싶다는 것”이라면서도 “팬들이 없으면 텐션이 떨어지긴 한다”고 아쉬워했다.
전태풍에게는 자녀가 셋이 있다. 그 중 셋 째는 나이가 어려 걱정이 크다.
그는 “셋 째가 7개월이다. 걱정이다. 매일 두 번씩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수염도 박테리아가 걱정돼서 쉐이빙 폼을 한다. 수염도 깎을까 생각 중”이라면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