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공원·식당 ‘북적’… 사회적 거리두기 방심할 때 아냐

주말 공원·식당 ‘북적’… 사회적 거리두기 방심할 때 아냐

완치자 수, 신규 확진자 수 앞지르지만… 다음달 5일까지 ‘집콕’ 당부

기사승인 2020-03-31 03:00:00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홀히 하기는 이르다.

정부가 연일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당부하고 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30일 “지난 13일부터 지속적으로 완치자 수가 신규 확진자 수를 초과해 격리치료 중인 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집단시설 감염 및 해외 유입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이번 주에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식당가와 공원은 정부의 요청이 무색하게 방문객들로 붐볐다. 금요일인 27일 저녁 용산구의 한 지하철역 앞에 조성된 먹자골목 일대는 외식을 위해 모여든 손님들로 가득했다. 식당 출입구마다 ‘코로나19 소독 완료’, ‘방역 안심 식당’ 등의 문구가 붙어있다. 식당 내부에는 2명부터 7~8명 일행 단위 손님들이 고기·찌개 등 여럿이 공유하는 메뉴를 즐기고 있었다. 손님들은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가도 식당에 입장하면서 마스크를 벗었다. 

대로변에 위치한 고깃집 앞에는 두 무리의 대기 손님이 줄을 서기도 했다. 식당 입장을 기다리던 A씨는 “서로 건강 상태를 잘 알고 있는 지인끼리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 식사를 해도 어차피 가족끼리 음식을 공유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의 일행 B씨는 “외식을 빈번히 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자영업자들은 고사 위기 아니냐”며 “가끔씩이라도 소비를 해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요일인 29일, 서울시 한강 공원과 경기도 안산시 해안로 공원 등도 상춘객으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노점에서 간식거리를 구입해 먹거나, 광장에 모여 앉아 공연을 감상했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지만, 자전거·보드 등을 타며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에 걸치고 있었다. 하나의 물병을 일행끼리 공유하는 모습도 보였다.

공원을 산책 중이던 중년 부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남편 C씨는 “요즘 길거리에서 말을 거는 낯선 사람은 모두 신천지로 의심이 돼 조심하고 있다”며 경계했다. 그는 “공원같이 개방된 야외에서는 사람들이 가깝게 붙어 있을 일이 없으니 안전할 것”이라며 “오히려 집에만 머무르면 운동량이 줄어들어 면역력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감염병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용산구 보건소 관계자는 “전국적 감염병 추이와 별개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계속해서 자제해 달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당의 경우 단순히 음식을 공유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수십명이 마스크를 벗은 채 실내에 머물게 되는 환경이기 때문에 방문을 자제하라는 것”이라며 감염에 노출될 위험성을 설명했다. 

안산시 재난대책본부 관계자 또한 “감염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기간인 다음 달 5일까지는 유원지·공원 등의 장소에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아무리 개방된 야외라고 해도 방문객들은 공중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음식을 섭취하면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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