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가 바꾼 병원이용법

[기자수첩] 코로나19가 바꾼 병원이용법

기사승인 2020-04-09 04:00:00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병원 이용하는 방법 좀 가르쳐주세요. 제가 왕초보거든요. 친구 따라서 몇 번 가봤는데 너무 복잡해요."

2003년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질문 글이다. 3차 의료기관을 방문하려고 하는데, 접수 · 진료 · 진료비 수납 등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왕초보'라는 단어가 왠지 순수하게 느껴져 웃음이 났다.

답변을 보니 동네병원인 1차 의료기관의 진료의뢰서와 건강보험증을 챙기라는 조언부터 진료 후 처방전을 받는 방법까지 친절한 설명이 달려있다.  

그런데 2020년 4월 현재 시점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조금 달라져야겠다. 17년 세월에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사태가 더해져 병원이용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먼저 이름, 주민번호를 기억한다면 건강보험증을 지참하지 않아도 된다. 접수 데스크에서 이름과 주민번호로 건강보험 여부를 실시간 조회 가능하다. 건강보험공단도 종이건강보험증 발급을 줄이는 추세다.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마스크 착용'이다. 마스크가 없으면 병원 문 앞까지 왔다가도 다시 돌아가야 한다. 병원에 들어와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웬만하면 마스크를 벗지 말아야 한다. 별다른 의사의 지시가 있지 않다면 병원 내부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이 좋다.

병원 출입구 앞에서는 열, 기침 등 증상 여부와 병원 방문 목적을 확인한다. 기침이나 발열이 있다면 병원 본관 출입구가 아닌 곧장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야 한다.

만약 입원을 염두에 둔다면 보호자는 1명만 대동해야 한다. 대부분의 3차 의료기관들이 지정된 보호자 1명 외의 병문안을 모두 금지하고 있다. 환자 병문안 시 꽃이나 음식을 가져오는 것도 안 된다. 

입원 환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만 입원이 가능하도록 지침을 바꿨다.

코로나19라는 신종 감염병이 창궐하면서 병원이 어떤 곳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니 병원이 '병자(病者)를 진찰, 치료하는 데에 필요한 설비를 갖추어 놓은 곳'으로 정의했다.

환자들이 모이는 병원에서는 부주의한 방문자가 면역력이 약한 다른 환자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거나 본인이 병원에서 다른 감염병을 옮아오는 등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면회를 자제하는 것은 나를 보호하고, 남을 배려하는 새로운 규칙인 셈이다. 감염병 사태가 불러온 새로운 규칙이 의료현장에 제대로 정착하길 기대해 본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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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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