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변화보다는 안정이었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확산으로 인해 우승팀 없이 사상 초유로 조기 종료됐다.
시즌이 끝난 후 팬들의 이목은 사령탑들의 거취로 향했다. 6팀 감독들이 계약이 끝나 선수들의 FA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감독들의 연쇄 이동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구단들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21일 울산 현대모비스는 유재학 감독과 3년, 서울 삼성은 이상민 감독과 2년 재계약을 맺었다. 두 감독 모두 올 시즌이 끝난 후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들렸다.
유 감독은 2004년 현대모비스의 5대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16년 동안 팀을 이끌었다. 이 기간동안 정규리그 1위 6회, 챔피언결정전 6회 우승을 이끌었다. 감독상 수상 5회, KBL 최초 감독 600승 등 명실상부 KBL 최고의 감독을 자리매김했다.
최근 현대모비스의 상징과도 같았던 양동근이 은퇴를 하면서 유 감독의 거취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시즌 중반에도 양동근과 함께 팀을 떠난다는 루머가 떠돌았다. 총감독으로 올라선다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유 감독은 현대모비스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 동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유 감독은 구단을 통해 “팀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과 이 감독의 재계약은 예상치 못했다는 평이다.
2014년에 삼성 사령탑에 취임해 6시즌 간 팀을 이끌었던 이상민 감독은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최근 3년간 플레이오프 문턱도 밟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7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재계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잇따르는 상황에서도 6강 경쟁을 벌였고, 마지막 6경기에서 4승 2패로 비교적 선전하며 발전 가능성을 보인 점이 재계약 요인이 됐다는 것이 삼성의 입장이다.
이상범 DB 감독과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원 소속팀과 재계약을 할 것으로 보인다.
DB는 이 감독과 미래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DB는 이상범 감독 체제 하에서 2차례의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다. 올 시즌에는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 감독 부임 이후 선수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 감독과 DB는 계약을 마치고 공식 발표만 남겨뒀다는 후문이다.
전자랜드도 유도훈 감독과 동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10년 넘게 팀을 이끌면서 선수단은 물론 팬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유 감독이다. 지난 시즌에는 팀을 최초로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려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망주 육성에도 두각을 드러내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수뇌부와도 두터운 신뢰관계를 형성해 재계약이 유력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고양 오리온은 2019~2020시즌 도중 추일승 감독의 사임 이후 감독대행을 맡은 김병철 코치를 신입 사령탑으로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추 전 감독도 시즌 때 틈틈이 김 코치에게 지휘 노하우를 전했다. 또한 선수들 사이에서도 김 코치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높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김 코치가 감독을 맡을 경우, 오리온에서 최초로 선수-코치-감독까지 모두 경험하게 되는 케이스다.
한편 LG는 시즌 종료 후 현주엽 감독과 결별했다. 현재는 신임 감독 선임을 두고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코치진 내부 승격과 외부 인물 영입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오는 5월1일부터 FA 협상에 돌입하기에 LG는 하루라도 빨리 감독 선임 후 방향을 잡아야 한다.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