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재택 콜센터, 클라우드 날개달고 진화 중

'위기는 기회'...재택 콜센터, 클라우드 날개달고 진화 중

업계, 유선과 무선망 통한 재택 콜센터 솔루션 개발 중...정부 지원도 영향

기사승인 2020-04-29 04:00:00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밀폐된 공간에서 밀집된 업무로 코로나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던 구로 콜센터 사태 이후 오프라인 기반으로만 운영됐던 콜센터가 재택 중 온라인으로 가능하도록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통신과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은 유선 PC나 무선 인터넷을 통해 집에서도 업무가 가능한 클라우드형 콜센터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통신 3사와 네이버·카카오·NHN 등 인터넷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기업을 위한 재택 콜센터 구축에 모두 관심을 보이며 하반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8일 KT는 무선 인터넷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할 수 있게 하는 '5G 재택 콜센터'를 개발 완료하고 시범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재택 콜센터의 경우 유선 클라우드를 이용한 콜센터가 주였다면, 무선 인터넷으로 스마트폰 앱으로 구동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LTE(4G)나 5G가 이용 가능한 스마트폰이 있으면 앱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콜센터와 동일한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해주는 솔루션이다. 콜센터 앱을 실행한 뒤 테더링 기능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연결하면 상담 업무를 위한 준비가 완료된다. 

현재는 콜센터 상담사가 재택 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사내에서 쓰던 업무용 PC와 상담용 IP전화를 집으로 가지고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또 PC에는 별도의 유선 보안 장비를 구축하고, 가상사설망(VPN, Virtual Private Networks)을 설치해야 했다. 

KT의 재택 콜센터는 EMG(Enterprise Mobile Gateway) 기술이 적용돼 고객들이 이용하는 일반 네트워크와 완전히 분리된 콜센터 전용 네트워크가 상담사에게 제공된다. 이에 따라 민감한 정보를 상담사가 안전하게 전산 시스템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이 같은 솔루션이 보편화되면 강소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손쉽게 스마트폰과 무선 인터넷을 이용해 재택 콜센터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KT 관계자는 "솔루션을 빠르게 상용화하기 위해 자사의 '기업고객 컨설팅센터' 10명의 상담사에게 시범 적용하고 있다"며 "콜센터마다 보안 프로그램이 다르기 때문에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올 하반기쯤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브로드밴드도 지난달 중소기업을 위한 유선 PC 중심의 클라우드 콜센터 서비스를 내놓았다. 별도 콜센터 장비 없이 PC만으로 콜센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솔루션 '클라우드 컨택 센터'가 그것이다. 

클라우드 컨택 센터는 상담전화가 여러 건 왔을 떄 순서대로 인입전화를 분배해주는 호분배, 상담관리, 녹취, 통계 등 30인 이하 중소형 콜센터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PC에서 웹 앱을 통해 이용 가능하며, PC에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연결해 전화 상담 업무를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위해 3월 19일부터 5월 31일까지 무료 제공하며, 솔루션 개통일로부터 1개월(30일)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이 솔루션을 5개 좌석 이상 신청 시 실시간 상담현황을 한눈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전광판 솔루션'도 무료 제공한다. 

NHN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협업 플랫폼인 '토스트(TOAST)'를 통해 '토스트 모바일 컨택(TOAST Mobile contact)을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컨택을 이용하면 유선전화를 연결할 필요 없이 모바일 및 PC 앱으로 콜센터를 구성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 문의에 대응할 수 있다. 

NHN에 따르면 모바일 컨택 홈페이지 방문자가 코로나19 이슈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휴대폰으로도 상담 관리에 필요한 현황 모니터링과 통계, 상태관리가 가능하다. 

토스트 모바일 컨택은 오는 4월 30일까지 라이선스 사용료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 무선전화 발신비만으로 콜센터 운영이 가능하며, 토스트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초기 구축 및 운영 유지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NHN은 지난해 9월 클라우드 협업 플랫폼인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를 론칭하며 온라인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회사 경영에 필요한 네트워크, 게임, 보안, 검색, 모바일 인앱결제, 통계분석 서비스 및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공공 부문을 위한 재택 콜센터 솔루션도 이미 제공되고 있다. 여기에는 네이버와 유플러스가 참여했다. 지난달부터 효성ITX와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NCP), 삼성전자, LGU+ 4개사는 상담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기 위해 재택근무가 가능한 '컨택센터 솔루션'을 공동 제공하고 있다.

이들 솔루션은 우선 질병관리본부 1399 콜센터에 적용됐다. 효성ITX는 클라우드 및 스마트 컨택센터 솔루션을 제공하고,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삼성전자는 보안플랫폼을 적용한 단말(모바일 기기)를, LGU+는 통신망을 제공한다.

4개사가 협력해 구축한 컨택센터는 고객과 상담한 녹취파일을 클라우드에 보관하며 허가받은 사람만 청취가 가능하도록 보안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근에는 질병관리본부에 이어 미래에셋 등 금융사와도 제휴하며 기업들을 넓혀 가고 있다. 

이와 함께 네이버와 카카오도 인공지능 음성인식을 활용한 자체 콜센터 서비스를 곧 내놓는다.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NCP)는 올 하반기에 개인 및 기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비서인 클로바를 접목한 '컨택센터 솔루션(가칭)'을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 엔터프라이즈도 사람처럼 대화하는 AI 기반의 기업 솔루션 '디플로'를 하반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효성과 함께 하고 있는 솔루션은 효성의 SI 프로그램을 네이버의 클라우드 인프라에 얹어 하고 있는데, 하반기에는 관련 자체상품을 준비 중이다"라며 "아직 정확한 명칭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기업에 참여의사를 타진하면서 출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디플로는 듀얼과 플로우의 합성어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을 인공지능으로 대신한다는 기업 지향 프로젝트의 개념"이라며 "올 하반기 기업을 위한 업무용 메신저를 내놓을 생각이고, 콜센터 등에 접목될 수도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안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재택 콜센터에 대한 관심에는 정부의 정책방향과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콜센터가 재택근무를 도입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 그 비용의 50% 한도에서 최대 2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콜센터가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가상사설망(VPN) 및 업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거나 임차할 경우 지원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계획인원의 50% 이상이 재택근무를 활용하는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중소중견기업은 '유연근무제 간접 노무비 지원사업'에 따라 인건비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구로 콜센터의 비말감염으로 인한 코로나19 집단 확진자 증가 이후로 리스크가 커지면서 외주 콜센터를 주로 이용하고 있던 기업들이 비용도 더 저렴하고 편리한 재택 콜센터로의 전환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재택 콜센터 솔루션 개발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기업과 기관을 위한 재택 콜센터 솔루션이 대거 상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