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의사 “‘코로나19’ 편견에 괴로워…병원 전체가 오염된 듯 여겨져”

日 의사 “‘코로나19’ 편견에 괴로워…병원 전체가 오염된 듯 여겨져”

기사승인 2020-05-14 17:33:31

[쿠키뉴스] 엄지영 기자 =일본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의료기관의 종사자들이 의심과 편견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바라키현 내의 병원에 근무하는 50대 의사가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편견에 괴로워하던 당시를 언급했다. 

그는 “직원을 포함해 병원 전체가 오염돼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라고 말했다. 또 병원은 이미 외래진료 등을 재개하고 있지만 “다음번에 다른 누군가 감염되면 다시 그런 눈으로 보게 될 것"이라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병원에 바이러스가 날아오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이 병원에는 이러한 전화가 잇따랐고 직원은 대응하는 데에 분주했다. 근처 다른 병원도 “그곳은 괜찮은가”라며 “진료를 그만두고 싶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의사는 거리에서 쇼핑하는 모습을 보이면 비난을 받을까봐 불안했다. 그는 사람들이 병원과 직원, 그리고 주변이 오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느꼈다. 직원 중에는 잠도 못 자고 말을 꺼내면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몇 있었다. 그들은 “모든 일에서 잠시 쉬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또한 코로나19 특유의 어려움도 겪었다. 자연재해라면 지역 의료기관끼리 서로 돕고 진료한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의사 파견과 환자 수용이 중단됐다. 여성 의사는 “감염자가 나오면, 그 의료 기관에는 큰 폐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경영규모가 작은 개원의에서 감염자가 생기면 그 병원은 폐원의 위기까지 맞게 된다. 여성 의사는 직원 가족이 얼마 전 한 개원의에게 진찰을 받으려다 “그쪽 병원 가족이면 안 된다”며 거절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무증상의 감염자가 있는 것 외에 발병 전에 감염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래 진료에 방문한 사람이 나중에, 양성으로 판단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여성 의사는 “철저히 대비해도 막을 수 없을 수 있다”며 “그러나 감염자가 나오면, ‘역시 또’라고 생각하게 돼버린다. 그러면 병원, 의사, 간호사의 마음도 망가진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의사, 간호사에 대한 격려와 감사의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을 근무하는 사람은 이들뿐 만이 아니다. 

여성 의사는 “병원 청소부들도 감염 위험을 감수하며 일한다. 불친절한 목소리를 견디며 전화로 응대하거나 창구에서 업무를 보는 사무직원도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직접 따뜻한 말을 해 달라”고 말했다. 

츠쿠바대 의학 의료계의 타카하시 아키라준교수는 “코로나19는 사람의 마음도 망가뜨린다.지금은 누구나 감염 위험이 있는 이상 사태다. 그럴 때는 편견이 무의식적으로 드러나기 쉽다”고 분석했다. 

또 “의료 종사자가 지역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적극적으로 진료를 하면 할수록 감염자가 나올 위험은 높아진다”라며 “대응이 어려운 코로나19에 있어서는, 감염자가 나오는 것이 코로나19와 싸웠다는 증표로 생각해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타카하시 준 교수는 의사나 간호사를 운동선수에 비유해 “우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의사나 간호사가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한다”며 “우리의 언행이 그들의 퍼포먼스를 막으면 부메랑처럼 우리에게 되돌아와 지역의료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상상해 달라”고 말했다. 

circle@kukinews.com

엄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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