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 기선완의 우리, 괜찮을까요?] ⓹디지털 뉴딜보다 교육과 건강이 우선이다

[정신과의사 기선완의 우리, 괜찮을까요?] ⓹디지털 뉴딜보다 교육과 건강이 우선이다

기사승인 2020-05-25 11:08:05

#디지털 뉴딜보다 교육과 건강이 우선이다. 그리고 사람이 희망이다.
#글// 기선완 국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기선완 교수
국제성모병원정신건강의학과

이제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의 파급효과로 벌어진 경제 위기와 미래 사회의 변화에 대하여 걱정하기 시작했다. 대체적인 의견은 비대면 디지털 사회가 기존의 관습적인 행태를 뛰어넘어 일찍 찾아온다는 것이다.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인간은 원래 사회적인 동물이라 하지 않았던가?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혼자서 외롭다.

물론 홀로 사색하고 자신을 반추하는 시간이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옛날 원시시대부터 어울려 부대끼며 살았다. ‘더불어 삶’이 유전자에 깊숙이 꽂혀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대면해서 얻는 것들을 모두 비대면 영상과 소리로 얻을 수가 없다. 대면해서 느끼는 특별한 감정과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훨씬 중요하다.

만약 비대면 관계형성만 계속 지속된다면 과연 공감과 사회인지 기능이 가능한 사람으로 성장과 발달할 수 있을까? 그래서 필자는 과도한 비대면 디지털화를 반대한다.

다만 이제부터 어떤 일을 위하여 사람들이 꼭 모여 있을 필요는 없어진 것 같다. 앞으로 아마도 많은 사무공간과 출퇴근 교통시설 그리고 난방 비용 등을 절약할 수가 있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집에 주로 있게 되면 가족 관계의 기능과 역할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

그렇지만 문화활동이나 여가활동 등을 통해 사람들은 계속 교류하려고 할 것이다. 관성적으로 해오던 행동 즉, 집단적으로 모여 일을 하고 공부를 하는 시대는 지금부터 변화할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 아닐 수는 없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자 사람들이 뉴딜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뉴딜은 미국 32대 대통령 루스벨트가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추진한 경제부흥 정책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대규모 공공사업을 벌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구제하였다. 그 동안 자본주의 시장에 전적으로 맡기던 자유방임주의에서 정부의 권한과 책임이 강화된 케인스식 수정자본주의로 정책 전환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뉴딜 정책 추진하듯이 미래 신산업 즉 디지털 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산업은 이미 대세였고 돈이 되는 분야는 알려주지 않아도 민간 사업자들이 신속하고 예민하게 모여든다. 정부가 과연 이 시점에서 마치 토목공사 벌이듯이 디지털산업에 과도한 투자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지금 디지털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 자본가와 부자들이 더 큰 특혜를 얻게 될 지 모른다. 이미 동력이 붙은 분야는 민간이 주도하도록 멍석만 잘 깔아주면 된다. 비대면 디지털 시대에 가장 필요한 투자는 사람에 대한 투자이다. 비대면 디지털 시대의 보완책이 필요하다. 1930대 미국의 뉴딜 정책도 노동자들을 보호하려는 강력한 조치들이 존재했었다.

우리나라는 물적 자본 축적을 위해 그 동안 과감한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했고 성공했다. 이젠 인적 자본 확충을 위하여 사회적 자본에 투자를 할 때이다. 그리고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형성되기 위해선 사람들 개개인의 품성과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서로 공유하는 사회적 규범, 신뢰, 투명성이 보장되려면 그 구성원들이 신체적 육체적으로 건강해서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고 협조적이어야 한다. 개인이 건강해야 공동체가 건강하다. 그래서 절실하게 바라는 바는 교육과 건강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잠재적인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국가는 당장의 산업적 이득이 아니라 백년대계를 바라봐야 한다.

교육과 건강이 디지털 산업과 결합해도 좋다. 비대면 디지털 산업은 민간이 이끌도록 하고 국가와 정부는 비대면 디지털 시대의 보완, 어쩌면 더 근본적인 바탕이 될 수 잇는 교육과 건강에 집중 투자를 하라. 저출산 초고령사회 극복과 사회통합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결국 사람들만이 희망이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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