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무료검사 받으려 동선 거짓말… 역학조사서 들통

코로나19 무료검사 받으려 동선 거짓말… 역학조사서 들통

확진자 동선 안내문자 보고 ‘해당 장소 갔었다’ 허위 신고

기사승인 2020-06-04 20:48:56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무료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당국이 휴대전화 문자로 보낸 기존 확진자 동선에 나온 음식점을 방문했다고 거짓말했다가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들통난 사례가 4일 발생했다.

안양관내 37번 확진자인 동안구 관양1동에 사는 A(61)씨는 3일 동안구 보건소 선별진료에 방문해 지난달 29일 오후 1시께 만안구 제주고기국수를 방문했다고 밝히면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A씨가 이 식당을 방문했다고 한 시간은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일심비전교회 목사 B(61)씨와 B씨의 손녀(8)가 이곳에서 식사를 한 시간대다.

조사 당시 A씨는 안양시가 보낸 ‘제주고기국수를 5월 29일 낮 12:30∼13:30분, 피자가기가막혀 안양점을 같은 날 19:45∼20:00분 방문한 시민은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 문자를 보고 검사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보건당국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보낸 안내 문자를 보고 거짓으로 해당 시간, 해당 장소에 갔다고 신고한 것이다. 

A씨는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안양시 보건당국은 해당 식당에 CCTV가 없는 상태에서 일단 A씨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B씨 등으로부터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역사조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A씨가 식당 주인과 5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밝힘에 따라 이 식당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염두해 재조사를 벌였다.

역학조사관은 A씨가 밝힌 동선이 일치하지 않는 점을 발견하고 병원에 있는 A씨에게 전화해 재차 구체적인 동선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무료 검사를 받기 위해 제주고기국수에 갔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털어놨다. 해당 식당 주인도 역학조사 과정에서 당초 “A씨를 만난 것 같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손님이 많아 기억을 잘 못 하는데 안 만난 것 같다”고 진술을 바꿨다.

이와 함께 시 보건당국은 이동통신사로부터 받은 A씨의 휴대전화 GPS에서도 이 식당에 가지 않았던 것을 확인했다. 보건당국이 A씨가 최근 많은 곳을 방문한 사실도 GPS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A씨가 다른 경로로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동선을 숨기고 무료로 검사를 받기 위해 다른 확진자의 공개된 동선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는 조사 결과 A씨가 심각한 거짓말을 했거나 다른 지역을 방문, 코로나19를 전파한 사실 등이 드러나면 고발 등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A씨의 남편(64)도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nswreal@kukinews.com / 사진=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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