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2014년 8월12일은 따뜻한 할리우드(Hollywood)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사망하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던 날이다. 이후 고인의 아내는 그가 파킨슨병 초기 단계에서 우울증을 겪고 있었음을 전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3대 퇴행성 뇌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은 운동증상 뿐 아니라 우울증·불안·무관심과 같은 기분장애를 일으키기도 하고, 그 증상 자체로 우울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15년 9만명에서 20% 이상 늘어나 지난해 11만명을 돌파했으며, 인구 고령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발병 초기 단계에서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비운동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발병 초기 운동증상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같은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쉽지 않아 병이 한참 진행된 후에야 파킨슨병임을 인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서서히 찾아오는 불청객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부족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1817년 영국의 제임스 파킨슨에 의해 이름이 붙여졌다. 가장 대표적인 4대 증상은 안정 상태에서의 ▲신체 떨림 ▲몸의 움직임이 느려짐 ▲근육의 경직 ▲자세불안을 꼽을 수 있다.
발병 초기에는 증상이 신체 어느 한쪽에서만 나타나지만, 병기가 진행될수록 왼쪽과 오른쪽 모두에서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또 배뇨장애(야간뇨, 빈뇨), 후각이상, 변비, 기억력 저하, 우울감, 불안, 불면 등의 비운동증상이 대부분의 환자에서 동반되는데 이는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환자 삶의 질을 더 크게 떨어트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파킨슨병의 대표 증상인 떨림, 움직임 둔화, 근육 경직 등이 의심될 경우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신체 한쪽에서만 유독 떨림이 나타나거나, 양쪽 모두 나타나지만 한쪽이 더 심하게 떨린다면 흔히 수전증으로 불리는 ‘본태 떨림’이 아닌 파킨슨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완치보다는 환자 삶의 질 향상 위해 꾸준한 치료 필요
퇴행성 뇌질환인 만큼 아직까지는 파킨슨병의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질병 진행을 예방하거나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으며 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파킨슨병 치료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수술 3가지 방법이 있으며 약물치료가 가장 기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치료 약물은 환자의 하루 일과 및 운동능력을 정확히 평가해 결정되며, 정확한 용량과 시간에 맞게 투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파킨슨병 환자들의 경우 장기간 정확한 투약을 기대하기 어려운 노인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은 도파민의 감소에 의해 나타나는 만큼 환자에게 적용되는 약제는 주로 도파민 신경 활성을 증가시키는 약제를 사용한다.
레보도파 약물은 도파민을 보충하는 약제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며 동시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약제이다. 다만, 병이 진행됨에 따라 약을 먹고 다음 번 복용 시간 전에 약효가 소진되는 현상(wearing off)이 나타날 수 있고, 일부 환자의 경우 약효가 소진됐을 때 불안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약효 소진 현상을 지연시킬 수 있는 보조치료제를 병행하는데 마오비(MAO-B) 억제제는 뇌에서 도파민을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해 도파민이 더 오랫동안 작용할 수 있게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마오비 억제제 중 하나인 라사길린메실산염이 특허 만료로 기존 대비 30% 낮은 비용으로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파킨슨병 환자들의 치료 부담을 크게 낮췄다. 레보도파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증상이 심해지는 운동 동요 증상을 보이는 진행성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라사길린메실산염 병용투여 시 위약 대비 1일 오프 타임을 약 2배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시시각각 변하는 환자 상태에 맞춰 치료 방법을 설정하고, 보다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질환이다. 때문에 환자뿐 아니라 환자 가족들도 파킨슨병으로 인한 절망 보다는 이해와 적응을 통해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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