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 경영인 지혜 잇는 8월은 '재계 추모의 달'

선대 경영인 지혜 잇는 8월은 '재계 추모의 달'

오너 일가 모여 조용히 추모···선대 경영인 정신 기려

기사승인 2020-08-19 01:00:02
▲(왼쪽부터)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사진제공=각 사)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우리나라를 최빈국에서 경제대국으로 이끈 창업 세대와 선대 경영인들의 기일이 유독 몰려 있는 8월은 '재계 추모'의 달이라 불린다. 그래서 재계는 매해 8월이 되면 이들 경영인이 남긴 업적을 되새긴다.

특히 올해 재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지난해부터 계속된 미·중 무역 분쟁, 일본의 대(對)한국 경제보복 조치 등 대내외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따라서 위기 때마다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극복해낸 선대경영인의 기업가 정신을 기리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재계에 따르면 오는 26일은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22주기가 되는 날이다. 앞서 이달 4일은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47주기이자,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다섯 번째 아들인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17주기였다. 또 지난 14일은 고 이맹희 CJ그룹 회장의 5주기였다.

올해 22주기를 맞는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기일은 별도의 행사 없이 최태원 회장과 총수 일가들이 모여 소박하게 추모식이 진행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8년 20주기 때는 추모 사진전을 열어 선대 회장의 발자취를 되새겼다.

SK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아 추모식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으나, 올해 기일은 별도의 행사 없이 최 회장 등 가족들의 선영 참배 등 간소한 추모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현 회장은 '늘 10년을 내다본 기업인'이었다. 1983년 성공확률이 5%에 불과했던 해외유전 개발 사업을 뚝심 있게 추진해 이듬해인 1984년 북예멘 유전개발에 성공, 우리나라를 산유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는 또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정보통신을 점찍고 미국 정보통신기술(ITC)기업에 투자하는 등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들어 ICT 강국의 기반을 닦았다. 사재를 털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가난한 학생들에 조건 없이 유학을 보내는 등 인재양성에도 힘썼다.

올해 47주기를 맞은 고 박두병 회장의 추모식은 예년과 같이 광주 선영에서 총수 일가만 참석한 가운데 추모 미사로 진행됐다.

고 박두병 회장은 두산의 창업주 박승직 회장의 아들이다. 두산의 초석을 박승직 창업주가 놓았다면, 박두병 회장은 현재의 두산그룹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그룹의 전신인 동양맥주(현 OB맥주)를 설립하고 건설업에 진출하는 등 사세 확장을 이끌며 백년 두산의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 17주기를 맞은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추모식은 경기 하남 창우동 선영에서 현정은 회장 등 유족과 주요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 2003년 정몽헌 회장이 별세한 이후 추모식이 북한 금강산 특구 추모비에서 열렸지만, 2016년부터는 시시각각 변하는 남북관계로 때마다 다르게 진행돼 왔다.

정몽헌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5남으로, 현대아산을 통해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 개발 등 대북사업을 총괄했다. 정몽헌 회장은 현대그룹의 사업구조를 첨단사업을 확대 발전시키고 이사회 중심의 선진 경영문화를 현대그룹에 정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현재 삼성전자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정몽헌 회장의 손에서부터 시작했다. 정몽헌 회장은 첨단산업구조를 갖추지 못하면 기업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일성으로 1986년 경기도 이천에 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산업을 설립했다.

추모 5주기를 맞은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추모식은 별도의 행사 없이 오너가들이 모여 제사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3주기까지는 그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추모식을 해왔는데 4주기부터는 오너 일가만 참석해 조용하게 제사를 지내고 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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