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수익 1500만…‘재테크 부업’에 혹하다 쇠고랑 찬다

月수익 1500만…‘재테크 부업’에 혹하다 쇠고랑 찬다

불법 도박 사이트 횡행…수익보고 뛰어들면 징역 등 처벌

기사승인 2020-08-20 06:00:06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한 달에 많게는 수천 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무심코 사행성 도박에 뛰어들었다간 봉변을 당할 수 있다. 불법 도박 사이트는 대개 ‘재테크 부업’이라는 가면을 쓰고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자칫하면 원금 손실은 물론 징역이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나도 해볼까” 순간 유혹에 범죄 늪으로

쿠키뉴스는 최근 모르는 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두 건 받았다. 하나는 ‘60대까지 평생부업, 집에서 29분→35만 입금’이었고 다른 하나는 ‘일만 원과 핸드폰만 준비하세요!’라는 내용이었다. 첨부된 링크로 접속해보니 범상치 않은 ‘부업’사이트가 연결됐다. 

‘한 달에 최소 1500만 원을 벌 수 있는 이색적인 부업’ ‘로또보다 빠른 현금부자 되는 법’ ‘안정된 노후자금’ 등 그럴듯한 문구가 눈에 띈다. 긴 시간을 들이지 않고 적은 돈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를 꼬드긴다. ‘부업’을 뛰는 이들은 실제로 현금다발이나 수입차, 명품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고 있었다. 대놓고 얼굴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런데 투자에 관한 어떠한 내용도 소개되지 않고 있었다. 철저히 회원 위주인 것. 정말 소액으로 거금을 쥘 수 있을까. 이 같은 의문에서 시작된 취재 끝에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 ‘불법’ 이었다. 다음은 기자가 투자자를 가장해 컨설턴트와 상담한 대화를 갈무리한 것이다. 


알고 보니 스포츠 불법도박…이용 시 처벌


컨설턴트가 소개해준 사이트는 스포츠 배팅 사이트(프로토)였다. 스포츠 경기결과를 분석해서 발생하는 수익을 받아가는 구조다. 최소 배팅금액은 5000원이며 많이 걸수록 수익률은 커진다. 사이트 이용자들이 모인 ‘정보공유 방’에는 500여명이 활동 중이며 연령대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일정 시간 ‘전문가’로부터 고급정보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컨설턴트는 ‘한국체육진흥원’이라는 사단법인을 언급하며 ‘합법적’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프로토나 스포츠토토 등 ‘체육진흥투표권’ 공식 온라인 발매 사이트는 따로 있다. 투표권 사업을 위탁한 기관도 한국체육진흥원이 아닌 정부(문화체육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이다. 이외 사이트를 비롯한 타 유무선 채널로 투표권을 발매하거나 사이버머니·현금·아이템 등을 걸고 스포츠 경기결과를 예측하는 유사행위는 관련법에 의해 금지하고 있다. 즉 해당 사이트는 명백한 불법인 셈. 기자가 또 다른 사이트를 통해 대화를 시도한 ‘매니저’가 소개해준 ‘부업’도 온라인 복권이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민체육진흥법령으로 설립돼 운영되는 카지노 등 한정된 공간 이외에 것들은 모두 불법”이라며 “유사 사이트를 통한 환전이나 환급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불법 사이트에서 도박을 하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최대 5년 이내 징역형이나 최대 5000만 원 이내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유사 사이트를 이용하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이라며 “처벌 수위는 전과여부나 중독성 등을 따져서 조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락 오면 문자 지우고 번호 차단해야

저금리 시대에 사행성 도박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다. 매일 수익률을 알 수 있고 현금을 바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급전이 필요하거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들이라면 혹할 만하다.

그러나 한 번 입금을 하면 원금을 되찾기 어렵다는 게 공단 측 설명이다. 연락을 끊고 잠적하거나 환급을 위해 추가 입금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돌려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 또 본인도 모르게 사이트를 이용했다가 신고를 하더라도 범죄를 입증하지 못하면 수사가 어려운 것으로도 알려졌다.

공단 관계자는 “문자를 받고 금전적 피해를 봤다면 수사기관에 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면서도 “사이트 신고는 받고 있지만 실제적인 범죄 사실을 증명할 수 없으면 수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유사문자를 받으면 삭제하고 번호를 차단하는 게 불법 도박피해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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