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 패션업계가 변하고 있다. 신상품을 선보이는 시기는 더욱 빨라졌고, 한여름에 겨울용 아우터를 판매하는 역시즌 프로모션은 트렌드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사계절 구분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시즌리스(seasonless) 디자인을 선보이는 브랜드들도 늘고 있다.
2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F/W 시즌 컬렉션 출시가 2주 가량 앞당겨졌다. 통상 가을·겨울(F/W) 시즌 의류는 8월 말에서 9월 초에 출시된다. 그러나 올해는 출시 시기가 앞당겨져 7월 말부터 8월 초에 F/W 시즌 컬렉션을 선보이는 브랜드들이 증가했다.
유아동 전문기업 ‘제로투세븐’의 패션 브랜드 알로앤루·알퐁소는 7월 말 F/W 컬렉션을 출시했다. 봄·여름(S/S) 시즌에 여름 의류 판매 시기가 2주 이상 빨라지는 등 소비자들이 의류를 구입하는 시기가 더욱 앞당겨진 것을 감안, 일찌감치 F/W 시즌 신상품을 선보였다고 제로투세븐 측은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실내복부터 이너웨어, 니트웨어 등 다양한 F/W 시즌 제품을 발 빠르게 선보여 트렌드를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성인복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컷’(g-cut)은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빠르게 간절기 경량 외투 컬렉션을 출시했다. 홈쇼핑 업계도 F/W 시즌 패션 신상품 출시를 1~2주가량 앞당기고 있는데, CJ오쇼핑은 지난 11일부터 재킷과 코트 등을 판매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 15일부터 F/W 상품을 선보였다.
‘역시즌 프로모션’은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역시즌 프로모션은 패딩, 플리스 등 비교적 가격이 비싼 겨울 아우터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최근에는 이월 상품뿐만 아니라 2020 F/W 신상품도 사전 구매 형태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K2는 F/W 신상 플리스, 다운 및 신발 구매 시 최대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내달 20일까지 진행한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2020 F/W 시즌 쇼트패딩, 플리스 사전구매 프로모션을 23일까지 진행한다.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패션 업계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몇 번 입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보다 슬로우 패션이 주목받으며, 사계절 구분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시즌리스(seasonless)’ 디자인으로 지속 가능한 패션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명품 브랜드 ‘구찌’는 기존 신제품 출시 시스템을 버리고 시즌리스 패션 방식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의 ‘텐먼스’(10MONTH)는계절을 타지 않는 시즌리스 콘셉트를 적용한 브랜드로, 10개월 동안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계절을 타는 옷은 조금씩 때에 맞춰 선보인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최근 시즌리스 트렌드는 패션업계의 전략이기도 하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이번 시즌에는 F/W 신제품을 앞당겨 출시하는 패션 브랜드들이 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다”하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브랜드는 시장을 선점하고 고객의 반응을 미리 확인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여름 시즌과는 다른 분위기의 패션으로 기분을 전환하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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