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여론조사] 코로나 재확산 책임… 1위 집회, 2위 정부

[쿠키뉴스 여론조사] 코로나 재확산 책임… 1위 집회, 2위 정부

국민들 다수, “집회는 하지 말았어야 했고 정치권의 책임공방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식해

기사승인 2020-08-26 06:17:01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확진자가 평소 다니던 시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재확산하고 있다. 확산세도 수도권 중심에서 전국으로 확대되고, 중환자도 급증하는 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신규 확진자는 총 3175명이다. 

특히 지난 12일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등 수도권 교회,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를 중심으로 신규확진자가 연일 세 자릿수를 기록하며 크게 번지는 양상이다. 이에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등장했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9.3%가 ‘8·15 집회 주최 측’을, 27.6%가 ‘소비활성화를 추진한 정부’라고 답했다.

뒤를 이어 ‘예배를 계속하는 교회’라는 응답이 12.3%, ‘정부지침을 따르지 않는 국민과 자영업자’라는 답변은 6.4%, ‘집회를 허용한 사법부’라는 이들은 4.8%였다. ‘이제는 누구의 책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들도 7.6%에 이르렀다. ‘기타’ 혹은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이들은 전체 응답자의 2%다.

제작=이희정 디자이너

그리고 이 같은 답변경향은 응답자의 성별이나 연령, 거주지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았다. 눈에 띄는 부분은 60대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이 ‘집회’에 있다는 이들이 33.1%, ‘정부’에 있다는 이들이 31.6%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60대 응답자 중 평균보다 많은 13.4%가 책임이 ‘교회’에 있다고 본 것도 달랐다.

18·19세를 포함한 20대의 응답도 여타 연령층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집회’의 책임이 38.2%, ‘정부’의 책임을 23.8%라고 답한데 반해 ‘책임소재를 따지기 어렵다’는 답이 10.4%로 여타 연령대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침을 따르지 않은 국민과 자영업자’라는 응답 또한 11.4%로 9.4%의 ‘교회’를 앞서며 여타 연령대보다 비중이 높았다.

응답자 특성에 따라 답변의 형태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역시 개인의 정치성향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여부에 따른 답변이었다. 스스로를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재확산 책임의 1순위로 ‘정부(48.6%)’를, 2순위로 ‘집회(30.9%)’를 꼽았다. 반면 진보는 1순위를 ‘집회(55.8%)‘, 2순위를 정부(16.1%)’로, 중도는 35.7%가 ‘집회’, 28.9%가 ‘정부’를 지목했다.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을 ‘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이들 중 68.4%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이 ‘집회측’에 있다고 답했다. 상대적으로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답변은 3.6%로 ‘지침을 따르지 않는 국민과 자영업자(3.9%)’보다 적었다. 오히려 ‘교회’라는 답이 13.8%로 2순위에 올랐다.

지난 15일 서울시의 집합금지명령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가 광화문에 집결해 집회를 가졌다. 이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비롯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났다. 사진=연합뉴스 

반대로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힌 이들의 51.9%는 책임을 ‘정부’로 돌렸다. 이와 달리 ‘집회’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이들은 11.6%로 ‘책임소재를 따지기 어렵다(12.7%)’는 응답보다도 적었고, 책임이 ‘교회’에 있다는 이들(10.9%)보다는 조금 많았다.

응답자의 소속 종교별로 인식하는 책임소재는 개신교도들 중 44.7%가 ‘집회’, 28.7%가 ‘정부’, 천주교도들 중 36.5%는 ‘집회’, 25.5%는 ‘정부’였다. 이들과 달리 불교도는 35.9%가 ‘정부’, 26.7%가 ‘집회’로 정부의 책임을 더 크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으며, ‘국민’이라는 답변도 13.3%로 높았다.

한편 응답자의 73.3%는 지난 8·15 광화문 집회를 ‘하지 말아야 했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응답자의 특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모든 계층에서 과반 이상이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같은 날 광화문 집회 맞은 편에서 열린 민주노총 등 진보노동계 집회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7.8%가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정부여당(더불어민주당)과 보수야당(미래통합당, 국민의당) 간에 코로나19 재확산 책임론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77.1%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바람직하다’는 긍정적 평가는 13.3%로 낮았다. 이밖에 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조사(무선 99%, 유선 1%, 무작위 RDD추출)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문응답률은 8.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통계보정은 2020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방식으로 이뤄졌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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