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희란 인턴기자 =제8호 태풍 ‘바비’, 제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를 덮쳤다. 7일 오전 9시 기준 태풍 하이선은 울산 남남서쪽 약 30km 육상에서 시속 48km로 북진 중이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55hPa, 최대풍속은 126km로 강도 ‘강’ 수준이다.
이날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매우 강한 비바람이 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남부지방에는 최대순간풍속 약 126km/h(35m/s) 내외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강원·영동과 경북에는 시간당 5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서울 포함 전국 대부분 지역에 태풍특보가 발효됐다.
이날 오전 태풍이 지나간 부산에서는 피해가 잇따랐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강풍으로 접수된 피해 신고는 총 61건이다. 오전 2시38분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서는 신호등이 강풍에 꺾였고 2시17분 남구 대연동 평화교회 교차로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하이선이 북상하면서 한국은 열흘 새 3개의 태풍을 마주했다. 이처럼 단기간 내 태풍 여러 개가 오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잇따라 발생한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한 건 지난 2012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3번째다. 강도가 ‘매우 강’인 태풍 3개가 연달아 오는 것은 관측 사상 올해가 처음이다.
연이은 태풍에 시민들은 지쳐가고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박모(28)씨는 “지난 태풍에 따른 피해를 미처 복구하기도 전에 하이선이 와서 도시 전체가 마비 상태”라면서 “태풍 때문에 외출하기도 무서워 집에만 있으니 우울하고 답답하다”고 전했다. 또다른 부산 시민 이모(40)씨는 “출근길마다 거센 바람에 ‘가다가 죽겠다’싶을 정도로 무섭다”면서 “연이은 태풍에 두려움이 반복되다보니 지쳐간다”고 호소했다.
올해 유독 강한 태풍이 연달아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는 ‘이상기후’를 지목했다. 윤기한 기상청 대변인은 “태풍의 강도를 정하는 건 북태평양의 수온이다. 해수면의 온도가 높을수록 수증기 증발이 잘 일어나 태풍 발달에 기여하는데 올해는 평년보다 수온이 1~2도 높았다”면서 “올해는 태풍의 발생지와 이동경로 모두 수온이 30도 이상으로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온이 하루 이틀만에 높아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태평양의 이상기후가 강한 태풍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변인에 따르면 올해 한두 개 정도의 태풍이 추가로 올 가능성이 높다. 그는 “오는 10월까지는 태풍이 언제든지 올 수 있는 환경”이라면서 “태풍은 강한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사고가 날 수 있으니 태풍 영향권에 드는 지역에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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