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28일 제1여객터미널 면세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신청 기간을 기존 이달 7일부터 14일까지에서 오는 14일부터 21일까지로 미뤘다. 업계는 코로나19 2차 재확산으로 면세 업체의 경영난이 더 심화하자 공사가 두 번째 유찰 사태를 막기 위해 취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사업권은 일반 대기업 사업권 4개(DF2/DF3/DF4/DF6), 중소·중견기업 사업권 2개(DF8/DF9) 등으로 구성된다. 총 대상면적은 6131㎡다. 이번 2차 입찰은 지난 1월 입찰 공고된 총 8개 사업권 중 유찰된 6개 사업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은 지난 1차 입찰에 참여해 각각 DF3와 DF4 구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높은 임대료 감당이 어렵다며 사업권을 포기한 바 있다. DF8과 DF9 입찰에 참여했던 SM면세점 역시 같은 사유로 입찰을 포기했다. 당시 DF7 사업권을 얻은 현대백화점 면세점만 계약을 완료했다. DF2 구역은 참여 기업이 아예 없었다.
이에 공사는 초유의 유찰 사태에 다양한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했다. 임대료 예정가격(최저수용가능금액)을 1차 입찰보다 30% 낮추고 여객 증감률에 연동하여 조정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9%)을 없앴다. 또 여객수요가 2019년 동기 60% 수준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최소보장금이 없는 영업료(매출액×품목별 영업요율)만을 납부하도록 했다.
아울러 기본계약기간 5년에 더해 평가결과를 충족하는 사업자는 추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게 했다. 탑승동 매장은 상대적으로 운영 효율성이 낮아 사업자들이 기피한다는 점과 코로나19로 인해 악화한 영업환경을 고려해 이번 입찰 대상에서 빠졌다. 공사 측이 전반적으로 업계의 여러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면세업체 입장에선 충분히 구미가 당기는 조건들이다. 다만 코로나 2차 재확산이 터지면서 변수가 생겼다. 세계적으로도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해 업황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코로나19 속에서 영업 적자를 보며 버텨 나가는 것은 큰 모험이다.
이미 주요 면세업계는 지난 1분기 상당한 실적 타격을 받은 바 있다. 롯데면세점은 올 상반기 1조4529억원 매출에, 73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작년 하반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1519억원 흑자에서 올 상반기 965억원 영업 손실을, 신세계면세점 역시 지난해 상반기 230억원 흑자에서 올 상반기 69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업계는 이번 2차 재입찰에 신중한 모양새다. 업계 BIG3인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공고를 신중히 검토한 후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도 맞지만, 위험도 크다는 것이다. 유엔세계관광기구는 글로벌 여행제한이 올해 12월까지 이어질 경우 총 해외관광객이 지난해 대비 78%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대형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이 내년에 등장한다고 해도 글로벌 여행 수요 회복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 될 것이라 본다”라며 “공항에서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라고 평했다. 그럼에도 “최대 10년 이라는 긴 사업 운영 기간은 충분히 매력적인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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