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논란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임금체불문제로 시작해 경영권 편법승계, 자녀들의 업무상 횡령 및 허위 재산신고, 차명주식 보유로 확대됐고, 이 의원 본인의 업무상 횡령 및 배임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이에 이스타항공의 지분 39.6%를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홀딩스 지분을 회사에 헌납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해당 지분은 이 의원의 자녀들이 100%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행된다 해도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되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위장이혼에 따른 재산은닉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는 15일 “이스타항공 실질 소유주인 이 의원이 재산 은닉을 위해 위장 이혼을 하고, 실제로는 혼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고 조선일보를 통해 밝혔다.
1600여명의 임금 250여억원을 체불하고 최근엔 직원 600여명을 정리해고하는 등 심각한 경영악화에도 본인과 일가의 재산은 2016년 32억8000만원에서 4년새 212억여원으로 7배가량 늘어나 책임논란에 휩싸였다. 더구나 의혹이 사실이라면 212억여원의 재산조차 드러난 전부가 아니게 돼 재산형성과정을 둘러싼 질타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제기된 위장이혼 의혹은 4·15 총선 전까지 이뤄진 선거운동 당시를 근거로 한다. 노조는 2000년 초 이혼한 이 의원이 아내였던 A씨와 출판기념회 등 주요 행사에 동행하는 등의 선거운동을 함께 했고, 당선 확정 후 A씨와 손을 잡아 승리를 자축하는 장면을 근거로 “도저히 이혼한 부부로 볼 수 없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고 했다.
또 다른 근거로는 이 의원의 뒤를 이어 이스타항공 회장이 된 이 의원의 친형 이경일 씨가 공금횡령으로 징역 3년형을 받았던 2015년 법원 판결문을 제시했다. 당시 법원은 이경일 씨가 이 의원의 전 아내를 회사 임원으로 올려 4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고, 이를 가짜채용으로 봤다. 이어 ‘대부분의 이익은 이상직이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이혼했더라도 선거운동에 동행하고 같은 집에 산다면 다시 혼인 신고를 하고 재산 내역을 공개해야 하는데, 이 의원은 자신과 딸, 아들의 재산만 공개했다”며 이 의원의 재산형성과정과 재산내역 공개 과정에서의 위법성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혼사실을 주장하며 자녀들의 부탁에 선거운동에 함께 했다는 해명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 의원을 향한 논란이 거세지자 이 의원이 몸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도 이 의원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이낙연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창업주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갖고 국민과 회사 직원들이 납득할 만한 조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장관도 “처신에 문제가 있다”며 국회 결산심사장에서 이 의원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렇지만 국민의힘의 비난은 이 의원은 물론 민주당을 향해서도 강도를 더하고 있다. 허청희 부대변인은 16일 “이스타 사태, 이상직 의원 개인 문제로 꼬리자르기 할 일이 아니다. 그동안 이스타 항공에 대해서는 각종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직 의원은 승승장구했다”며 정부여당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서 벌어진 일이다. 국민은 이스타항공과 이상직 일가의 비호세력이 누구인지 의심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정권의 대형악재로 비화되기 전에 이 의원 등의 경영 실패 책임은 물론 불법 비리 의혹을 시급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정부차원의 책임이행을 촉구했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