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환경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상반기 생활폐기물은 4890톤에서 5349톤으로 늘어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종이류는 23.9% 증가한 889톤, 플라스틱류는 15.6% 증가한 848톤, 비닐류도 11.1% 늘어난 951톤으로 나타났다.
일상에서 비대면 소비가 자리 잡으면서 배달음식‧온라인 쇼핑, 택배 이용량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달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조96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8% 증가했다. 상품군 별로 살펴보면 식품‧생활 관련 상품의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가 특히 두드러졌다.
유통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오는 추석, 비대면 명절이 권고됨에 따라 이 같은 온라인 수요는 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배송 관련 쓰레기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파손 방지를 위한 비닐‧플라스틱, 드라이아이스 등 냉동 보완제 등이다.
이에 업계는 포장을 간소화하고 재질을 친환경으로 바꾸는 등 ‘쓰레기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추석 포장재를 모두 종이로 바꾼 ‘올 페이퍼 패키지’ 과일 선물 세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과일 선물세트 총 80여 개 품목에 기존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고정틀'과 '완충 패드'를 종이 소재로 교체한다. 완충 받침도 종이 소재를 적용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추석에 올 페이퍼 패키지를 적용 선물세트를 지난 설에 비해 두배 늘린 2만여 개 세트로 확대하고, 오는 2021년에는 모든 과일 선물세트를 올 페이퍼 패키지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모든 추석 신선식품 선물세트 포장을 친환경 재생용지 박스와 종이 포장재로 교체했다. 천 재질의 재사용이 가능한 보냉 가방도 도입했다. 아이스팩 역시 종이 포장에 물을 채워 만들어 폐기가 용이하게 했다. 친환경 재질 교체로 포장비용이 다소 늘었지만, 제품의 소비자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고 백화점 측은 강조했다.
롯데마트는 농·축·수산물 선물세트의 포장재로 분리수거와 생분해가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고, 포장 용기도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과일 세트에도 종이 소재만을 이용했고, 인쇄 역시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콩기름 인쇄 기법을 활용했다. 정육 세트를 담는 보랭 백은 장바구니 등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이다.
쿠팡도 최근 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도입했다. 신선식품 배송 시 재활용이 되는 보냉백 ‘포켓프레시 에코’ 사용을 시작했고, 일반 상품도 85%의 상품을 '박스리스'(boxless) 형태로 골판지 상자 없이 배송해 폐기물 줄이기에 나섰다.
이 같은 친환경 전환이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쓰레기에 대한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면서, 친환경 여부가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될 만큼 의식 수준도 높아졌다”라면서 “친환경 전환은 단순 마케팅 차원이 아니라 시대 흐름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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