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요기요는 지난달 16일부터 배달 점포 ‘요마트’를 운영 중이다. 이른바 ‘빠른 상거래’를 의미하는 ‘퀵커머스’(Q-Commerce)로 도심형 물류창고를 통해 무엇이든 30분 이내에 배달하는 서비스다. 현재 신선식품과 생활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약 3000개가 넘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강남에서 1호점을 열고 시범 운영을 진행 중이다. 추후 테스트를 거친 뒤 순차적으로 지역을 넓혀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요마트’의 전신인 딜리버리히어로의 ‘Dmart’는 이미 전 세계 11개국에서 148개가 운영되고 있다.
배달앱들은 빠르게 넓힌 배달 인프라를 활용해, ‘즉시 배달’을 무기로 유통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B마트‘를 개설해 가장 먼저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던 배달의민족은 현재 지방 대도시까지 서비스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취급품목은 초기 300여종에서 현재 5000여종까지 확대됐고, 최근엔 자체 브랜드(PB) 상품도 내놓은 상태다.
B마트에 이어 요마트까지 등장하자 중소상인과 자영업자 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아직 배달앱의 관련 서비스가 초기 단계지만, 추후 언제든지 동네 상권을 뒤흔들 수 있는 ‘메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현재 B마트와 요마트의 주력 판매 품목은 전통 소매업종에서 취급하는 식재료와 생활용품들이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지난달 23일 논평을 내고 “B마트와 요마트 모두 도심 물류거점을 통해 상품 재고를 직매입 후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식재료와 생활용품까지 배달하면서 사실상 중소상인의 시장을 침탈하고 있다”며 “빠른 배달을 무기로 영세매장 뿐 아니라 오픈마켓을 통한 배송 시장까지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와 한국펫산업소매협회도 최근 성명을 내고 B마트와 요마트가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며 “조속히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편의점 가맹점주들 역시 집단 반발에 나섰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중간 도매상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B마트와 요마트가 규제 사각지대라고도 강조했다. 해외 자본으로 운영되는 탓에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보호, 영업시간 및 영업일수 제한, 판매 품목 제한 등 각종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편의점 본사들도 B마트와 요마트 사업 확대에 따라 가맹점들의 매출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긴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추후 혁신과 상생을 두고 타다와 같은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의 ‘퀵커머스’ 서비스 개시로 소비자들의 편의가 높아질 수 있지만, 편의점과 수퍼마켓 등 중소상인들의 피해가 현실화할 수 있다”면서 “앞서 발생했던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처럼 문제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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