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병산서원 만대루·도산서원 도산서당·농운정사 국가보물 '눈 앞'

안동 병산서원 만대루·도산서원 도산서당·농운정사 국가보물 '눈 앞'

기사승인 2020-11-11 11:22:45
▲ 병산서원 만대루. 안동시 제공
[안동=쿠키뉴스] 권기웅 기자 = 문화재청과 경북 안동시가 병산서원 만대루, 도산서원 도산서당·농운정사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앞서 지난해 청원루, 체화정이 보물로 지정된 바 있다.

병산서원 만대루는 조선 중기 대표 문신·학자인 류성룡과 류진을 모신 병산서원의 누각 건물로 유생들이 유식하고 주변 산천의 풍광을 보며 시회를 가졌던 공간이다. 정면 7칸, 측면 2칸의 압도적인 규모에 팔작지붕을 가지고 전체가 개방돼 있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다. 경사지에 자리한 병산서원의 강학공간과 제향공간을 외부로부터 막아주는 방어막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병산서원의 맞은편에 있는 강과 절벽이 이루는 승경을 서원 내부로 끌어들이는 시각적 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자연의 경치를 그대로 두고 건축물의 조정을 통해 그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려내는 전통적인 조경수법인 ‘차경(借景)’의 예이다.
 
도산서원 도산서당은 조선 성리학의 큰 학맥을 이룬 퇴계 이황이 말년의 10년을 보낸 곳으로 1561년(명종 16) 건립 된 이후 철저한 보존관리 방침과 보수 절차에 의해 관리돼 약 460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다. 

퇴계의 건축관이 반영된 초기 형태의 서당으로 16세기 건축형식과 독자적인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서당건축의 초기적인 형태인 3칸 구성이지만 좌실우당(左室右堂)형의 보기 드문 평면으로 최소한의 공간에 주칸(기둥과 기둥 사이)의 너비를 다르게 하거나 퇴칸(집채의 원래 칸살 밖에 붙여 딴 기둥을 세워 만든 칸살)을 활용하는 등의 변형을 통해 효용성을 높이고 있다. 

또 퇴계가 건축에 직접 참여해 건축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고 문헌을 통해 건축 참여인물과 관련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서당건축 연구의 귀중한 자료이다. 아직 서당이 보물로 지정된 곳은 없어 문화재가 가지는 그 가치가 매우 높다. 

도산서원 농운정사는 제자들이 기거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퇴계가 직접 설계한 건축물로 정면 4칸, 측면 3칸 규모의 민도리식(첨차나 익공 등의 공포부재를 사용하지 않고 출목도 없는 결구법) 맞배지붕으로 ‘공(工)’자형 평면이다. 일반적으로 공(工)자형 건물은 풍수지리 양택론에서 금기로 여겨왔기 때문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 평면 형태로 기존의 다른 서원 건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다. 

특히 농운정사의 창호는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설치했다. 높이와 크기를 조절해 서로 다르게 구성한 점은 실내에서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눈높이를 맞추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퇴계의 제자 조목을 비롯해 영남의 큰 학맥을 이룬 학봉 김성일, 임진왜란의 국난을 헤쳐나간 서애 유성룡 등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이 건물을 거쳐 갔다.

문화재청과 안동시는 11월 6일부터 30일간의 문화재 지정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zebo15@kukinews.com
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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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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