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쿠키뉴스 윤형기 기자]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조병식 포천시 자치행정국장은 19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남긴 말을 인용하며 지난 공직생활을 회상했다.
조 국장은 1989년 임용 후 31년간 포천시를 위해 일해 온 공직자다. 그의 직렬은 선박직으로, 바다가 없는 내륙지역인 포천시에서 선박직은 그가 유일하다.
그런 그가 민방위 팀장, 안전총괄과장, 소흘읍장 등을 거쳐 지방 공무원의 꽃인 4급 서기관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같은 직렬군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공직사회에서 모든 것을 홀로 이겨내고 올라갔다는 의미인 셈이다.
이런 그의 한 길만 걸은 뚝심 때문에 국가사회발전 유공으로 내무부장관상, 대통령표창 등을 20여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노장은 살아 있다
조 국장은 임용 후 면 서기부터 시작했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통신이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한창 혈기왕성하게 일을 하던 시기다.
"당시 직렬도 그렇지만 여러 업무를 배우기 위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 덕분에 행정을 비롯해 여러 업무를 파악하게 됐습니다. 그 당시에는 땀이 마르지 않을 시기였어요."
그는 발로 뛰는 공무원으로 유명하다. 그 만큼 열심히 일한다는 얘기다. 소흘읍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에는 읍장실을 개방해 마을 사랑방으로 만들기도 했다.
"읍장으로 재직할 당시 이장, 학생 등 나이나 직책을 떠나서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지금도 국장실로 계속 찾아오는 주민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소통의 노력이 전철 7호선 유치를 위해 마을 주민들의 힘을 모으는데 큰 원동력이 됐다. 주민들 또한 당시 읍장이던 그를 믿고 힘을 실어 준 덕분에 포천시가 전철 7호선을 유치하는데 당시 읍이 큰 몫을 담당했다.
◇후배들 이끄는데 힘쓸 터
조 국장은 현재 포천시에서 자치행정국장직을 수행하며 폭넓은 분야를 고민하고 시에 필요한 부분이 발견되면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분주한 공직생활을 하고 있다. 더불어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배들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조직사회고, 지역사회에서는 나 혼자만 잘 할 수 없잖아요?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 자리에 있는 만큼 최대한 후배들을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명예퇴임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생각을 하고 있다.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후배들의 앞날을 위해 고민을 하고 있어요. 올해 말까지 근무하고, 후배들을 위해 명예퇴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공직생활 동안 받은 사랑, 지역사회에 갚을 것
조 국장에게는 이제 '노장' 같은 수식이 따라붙지만 열정은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다. 그는 퇴임하는 그날까지 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한다. 또 퇴임 후에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등 지역사회를 위해 인생 2막을 열겠다고 밝혔다.
"31년간 포천에서 공직생활을 하며 지역사회에서 많은 사랑과 정(情)을 받았어요. 퇴임 후 봉사 등을 통해서 이를 다시 갚아 나아갈 생각입니다."
인터뷰 마지막 기자에게서 '노장'이란 단어가 나오자 그는 이와 같이 답한다.
"노장이라니요? 아직도 마음은 청춘입니다."
moolga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