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달라진 방송가 풍경

코로나 시대, 달라진 방송가 풍경

기사승인 2020-12-24 08:00:04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많은 풍경이 변화한 2020년, 방송가도 예외는 없었다. 팬데믹이 장기화되며 카메라 앞 출연진과 방송을 만드는 제작진도 달라졌다. 방송 화면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출연자를 보는 것은 점차 어색하지 않은 일이 됐다. 확진자가 발생해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고, 해외여행 예능은 자취를 감췄다. 제작발표회나 인터뷰 등의 행사도 비대면으로 진행된 지 오래다.

먼저 예능의 배경이 바뀌었다. 해외로 나가던 여행 예능의 주무대는 이제 국내다. 이 중에서도 사람이 많은 명소는 피하고 조용히 쉴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형식의 예능이 급부상했다. 비대면 여행 방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캠핑과 ‘차박’, 요트 여행 등을 다루는 여행 예능도 늘었다. 트로트가수들이 해외로 나가 버스킹을 하는 콘셉트였던 SBS 예능 ‘트롯신이 떴다’는 해외 촬영이 힘들어지자, 비대면 공연을 추진해 스튜디오에서 해외 팬을 만났다. KBS 추석특집 공연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또한 온라인 관객을 모집해 진행한 뒤, 이를 편집해 내보냈다. 예능 PD인 A씨는 “팬데믹 영향으로 출연자와 촬영 장소 섭외 모두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예능 작가인 B씨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올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새로운 예능 제작이 연이어 무산되며 일감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격타를 맞은 것은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방송 촬영장은 다양한 분야의 여러 스태프가 대규모로 모이는 특성상 위험도가 높은 편이다. 드라마 제작진이 다각도로 방역에 힘쓰고 있지만, 스태프나 출연진 중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촬영이 멈추는 사태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선제적 조치에 나서는 제작사도 생겼다.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제작에 참여하는 드라마 출연진과 제작진은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배우 소속사 관계자 A씨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드라마 촬영장에는 최소한의 스태프만 출입한다”라고 귀띔했다. 

매해 연말 당연하게 치러지던 방송사 시상식도 올해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 19일 지상파 시상식 중 올해 처음으로 열린 SBS 연예대상에선 각종 진풍경이 펼쳐졌다. 참석자들은 프로그램별로 투명 칸막이가 쳐진 객석에 앉았다. 각각의 얼굴 하관이 인쇄된 마스크를 쓴 모습이 특히 시선을 끌었다. 먼 거리에서 트로피를 전달하기 위해 ‘이광수 게 섰거라 만능 시상팔’이라고 이름 붙여진 특수 장치가 등장하기도 했다. 진행자들은 수시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런 시상식 진행이 방역을 예능화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후 시상식을 준비하는 방송사들은 비대면 녹화 등 다양한 형식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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