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後] 대면중심의 노동환경 비대면 기반으로 혁신

[코로나 1년後] 대면중심의 노동환경 비대면 기반으로 혁신

지난해 온택트 '급진적 변화' 였다면 올해 '온택트 일상화' 원년
전통적인 대면 '일 문화' 비대면으로 송두리째 변화
기업 비즈니스 형태도 바꿔···화상으로 사업 수주 등

기사승인 2021-01-04 04:30:03
▲(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 경기도에 서울까지 출·퇴근 하는 B 씨는 오전 9시 출근 시간을 맞추려면 적어도 오전 5시 30분에는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해야 한다. 아침 출근길은 고난의 행군이다. 출근 직장인들로 꽉꽉 들어찬 지하철은 여지없는 콩나물시루다. 코로나로 재택근무 한 달째. 출근 전쟁도 없고 편한 옷차림으로 일하니 세상 편하다. 

#남미국가와 비즈니스 사업을 진행 중인 B 기업은 코로나 19로 현지 출장이 연기돼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수년간 노력을 들여 사업을 진행한 터라 위기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업무 차질을 크게 나지 않았다. 화상회의를 통해 비즈니스 활동을 펼쳤고 사업 수주의 결실을 보게 됐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은 바이러스가 우리 노동환경을 눈에 띄게 바꿔 놓았다. 지난해 1월 말 부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는 물론 한국 산업에도 대전환을 가져왔다. 

완성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마주할 것 같았던 비대면 시대로의 변화, 더 정확히는 온라인을 통해 외부활동을 하는 방식인 온택트(Ontact)의 정착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적극 추진된 재택근무 등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우리 사회가 맞이했고 일상화 하는 중이다. 우리 산업 환경은 전환을 넘어 지형을 바꾸는 대변혁기에 들어섰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2020년은 코로나 19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온택트'가 재택근무, 화상회의·면접 등 노동환경의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온 해였다면, 올해는 '온택트의 일상화'가 연착륙되는 원년이 되는 셈이다.

온택트는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Untact)에 연결을 뜻하는 '온(On)'을 합친 단어다. 온라인으로 대면하는 방식인 '온택트'는 코로나 19 확산이 지속하면서 등장한 일상이 변화한 모습을 나타낸다.

코로나 19는 가장 먼저 전통적인 '대면 방식'의 근무환경 변화를 가져왔다. 얼굴을 마주하고 일을 하던 '일 문화'를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 신제품을 '온택트' 형식으로 공개했고, 공기업들은 화상회의(畫像會議)로 비즈니스 사업을 수주하는 등 비대면의 영역을 화상 회의, 화상 면접 등에서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공식 제도로 도입한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스마트워크 환경 기반 재택근무를 공식 인사제도로 운영중이다. 재택근무를 운영하는 기업은 많지만, 공식적으로 재택근무를 인정한 곳은 현대모비스가 거의 유일하다. 현대모비스 직원들은 이에 따라 모든 업무를 집에서 한다.

재택근무 확대·정착과 함께 거점 오피스 도입에 나선 기업도 인상적이다. 그룹 최초로 '스마트워크 체제'로 전환한 한화시스템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은 서울 여의도 사업장을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에 거점 오피스를 장교동·신설동·불광동·판교에서 운영하고 근무지를 모두 5곳으로 확대했다. 이에 직원들은 주 4회 여의도 사업장이 거점 오피스,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오프라인 업무를 위해서는 주 1회 팀 전원이 출근하면 된다. 

지난해 2월 대기업 중 처음으로 전사 재택근무제를 도입한 SK텔레콤은 거점 오피스 외에도 디지털 기기 구매지원제도도 신설운영 중이다. 또 최대 100명까지 동시 통화가 가능한 'T그룹 통화' 및 그룹 영상회의 서비스 '미더스(Meet Us)' 등 비대면 서비스를 개발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을 준비를 차근히 해나가고 있다.

용어는 '재택'이지만 사실상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내가' 있는 곳이 곧 사무실이라는 얘기다. 해변에 비치 의자를 놓고 앉자 바다를 바라보며 업무를 할 수 있는 시대가 곧 펼쳐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퇴근 등 절약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업무에 활용하는 등 자기 주도적 업무수행으로 직무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육아, 임신 등 생활약립에 따른 경력 단절도 막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개인과 기업, 정부 등 3가지 측면에서 재택근무의 긍정적인 효과를 분석했다. 먼저 개인의 경우 통근시간을 아껴 삶의 질을 개선하고 도심 직장과의 근접성이 덜 중요해 짐에 따라 거주비용도 절감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경우는 우수한 인재확보, 직원 구성의 다양성 제고 등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사무공간 유지비용도 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경우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 등을 통해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고 도시 환경 문제와 사회적 불평등 완화에도 긍정적 효과를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코로나 19가 진정되더라도 소비에서 온라인 쇼핑이, 기업활동에서 원격회의가 늘어나는 것과 같이 재택근무도 일시 조정은 있더라도 추세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이 화상회의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코로나 19는 취업 시장에도 비대면 바람을 불어넣었다. 지난해 상하반기 대기업들은 인공지능 면접, 온라인 인·적성검사, 화상 면접 등 비대면 채용이 이어졌다. 올해도 비대면 채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비대면 채용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 연수구와 부평구, 양주시 등은 기관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일자리 사업 확대와 함께 화상면접 시스템을 도입해 인재 유지에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민간기업에서는 삼성과 SK, LG 등 4대 그룹에서 비대면 채용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은 지난해 '삼성고시'로 불리는 '삼성공채 직무적성검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했고 LG도 비대면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대기업 최초로 화상면접을 도입한 SK그룹은 지난해 오프라인 채용을 열지 않고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도입해 취업준비생들에게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 19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형태도 바꿔놓았다. 감염병 확산으로 국외 현지 방문 등이 차단돼 수출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화상(畫像)을 통해 수출 상담을 하고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온택트 물류 혁신을 경험하고 있다.

실제로 공공기관인 철도공사는 코로나 19로 현지 출장이 어려워져 화상회의를 통해 수주지원 활동을 펼쳤고 그 결과 '코스타리카 산호세 광역여객철도사업' 수주에 한 발짝 다가갔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화상 세미나를 통해 우즈베키스탄 상하수도공사와 상하수도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신남방에서 신북방까지 국내 기업이 진출할 교두보를 확보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