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중환자 병동 간호사들을 위한 보상 방안에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근무 시기와 관계없이 균일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의료기관에 소속돼 코로나19 중환자를 담당한 간호사에게 하루 5만원의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예비비 81억원을 확보하고, 다음 달부터 한시적으로 추가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수당은 다음 달부터 지급되기 시작한다. 지급 대상도 다음 달 기준 근무 중인 사람에 한정된다. 지난해 대구·경북 중심 1차 유행, 광복절 연휴 이후 2차 유행, 연말 3차 유행 당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에서 근무했던 간호사들에게는 추가 수당 혜택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같은 업무 강도를 감당했어도, 근무한 시기에 따라 다른 보상을 받게 되는 실정이다.
비슷한 현상은 지난해 9월에도 있었다. 당시 정부는 추경을 통해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에게 1인당 3만9600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지급 대상을 지난해 1월20일부터 5월31일까지 근무한 간호사로 한정했다. 6월 이후 근무를 시작한 간호사들은 지급 대상에서 배제된 것이다.
이번 보상 방안에 포함된 야간 간호관리료 인상도 논란을 더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병동에 근무한 간호사의 야간 간호관리료를 한시적으로 기존 4400원에서 1만3310원으로 3배 인상했다. 야간 간호관리료는 간호사가 야간 근무를 했을 때 지급하는 수당이다. 환자 수와 간호사의 근무 일수에 따라 책정, 지급된다.
즉, 주간에 코로나19 병동에서 근무한 간호사와 감염관리전문간호사의 경우 인상 혜택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주간·야간·감염관리전문 간호사 모두 방호복을 착용하고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되지만, 인상 혜택은 일부에게만 적용된 것이다.
아울러 인상 혜택이 간호사에게 온전히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야간 간호관리료는 건강보험 수가로 의료기관에 주어진다. 의료기관은 여기에서 통상적으로 20~30%를 제하고 간호사에게 지급한다. 인상된 금액으로 추산하면 코로나19 병동 간호사 한 명에게 지급될 야간 간호관리료는 하루에 기존 4만원에서 12만원으로 높아진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로 간호사가 받게 될 금액은 약 8만4000원으로 예상된다.
간호계에서는 정부가 마련한 보상 대책에 허점이 많다는 비판이 크다.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된 간호사들 모두 고강도 업무를 소화하고 있는데, 근무 기간과 시간대에 따라 보상이 제각각인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모든 간호사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땜질식 처방으로 간호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번 보상 대책은 의료기관 소속 간호사와 코로나19 대응 지원을 위해 파견된 간호사의 처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지난달 말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19 병동 간호사들에게 일관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목숨 걸고 일하는 기존의 간호사들에게도 코로나 수당을 챙겨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 작성자는 의료기관 소속 간호사들은 기존 업무에 코로나19 대응 업무가 가중됐지만, 평상시 임금에서 별다른 추가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파견 간호사의 임금에는 각종 수당이 붙어 의료기관 소속 간호사보다 3배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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