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불펜 투수 주권은 지난 11일 KBO에 연봉 조정을 신청했다. 주권은 지난해 77경기에 등판해 70이닝을 던지며 6승2패 31홀드 평균자책점 2.70의 성적을 냈다. 그는 지난 시즌 홀드 1위에 오르며 KT가 2위를 차지하는 데 이바지했다.
2020시즌 연봉 1억5000만원을 받았던 주권은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올해 1억원 인상된 2억5000만원의 연봉을 희망했다. 하지만 구단은 자체 연봉 평가 시스템에 따라 7000만원 오른 2억2000만원을 제시했다. 3000만원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연봉조정위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18일 "KT 위즈 구단과 주권 측이 연봉의 산출 근거 자료를 제출했다"고 말하며 "조정위원 구성 등을 위한 준비는 하고 있었다. 서류가 제출됨에 따라 조정위원회 개최를 위한 진행 단계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대 연봉조정 신청은 97건 있었지만, 이중 실제 조정위원회가 열린 건 20차례에 불과하다. 조정위원회가 열리기 전 조정을 포기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는 이대형이 LG 트윈스 소속이던 2012년 연봉조정을 신청했지만, 취소한 바 있다.
KBO의 조정위원회가 열리는 건 2011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이후 10년 만이다.
2010시즌 타격 7관왕을 차지한 이대호는 2010년 연봉 3억9000만원에서 3억1000만원 오른 7억원을 요구했다. 롯데는 6억3000만원을 제시했다. 조정위원회는 구단의 손을 들어줬다. 이대호는 2011년 연봉으로 구단 제시액인 6억3000만원을 받았다.
주권은 5%의 확률에 도전한다. 그동안 연봉조정위원회에서는 구단이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앞서 열린 20차례 열린 연봉조정신청에서 선수측 요구액이 받아들여진 건 2002년 LG 소속이던 류지현(현 LG 감독)이 유일하다. 당시 류지현은 2011시즌 연봉 2억원보다 2000만원 많은 2억2000만원을 요구했다. LG는 1억9000만원을 제시했는데, KBO 조정위원회는 류지현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만큼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전트 도입으로 선수 측도 보다 전문적인 자료 등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정을 위한 준비부터 달라졌다.
KBO는 조정위원회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한다. 조정위원회는 25일까지 조정 결론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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