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성비위사건, 화살이 민주당 향한다

김종철 성비위사건, 화살이 민주당 향한다

민주당 “충격을 넘어 경악스럽다” 반응에 서민 “내로남불 경악”
국민의힘 “정의당 사과 태도에 10분의 1이라도 따라가라” 혹평

기사승인 2021-01-25 17:59:13
지난 4일 당 대표단회의에 나란히 앉아 있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왼쪽)과 25일 장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 김종철 대표.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향한 성추행과 그 후속조치가 정치권을 흔들었다. 이 가운데 비난의 화살이 불명예 퇴진한 김 전 대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향했다.

김 전 대표 관련 사건을 두고 최인호 수석대변인이 내놓은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최 수석대변인은 사건이 알려진 25일 오후 현안브리핑에서 “김종철 대표가 같은 당 여성 국회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졌다”면서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평했다.

이어 “정의당은 젠더 이슈와, 인권, 성평등 가치에 누구보다도 앞에서 목소리를 내왔다. 지금까지 정의당의 모습에 비춰, 국민의 충격은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앞으로의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무관용 원칙에 입각한 조치와 2·3차 피해 방지를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 같은 반응에 정치권 안팎은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제대로 된 직권조사 결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당장 ‘조국흑서’ 공동저자인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표가 사과하고 물러난 정의당 성추행 사건에 충격을 넘어 경악한다는 더불어당 대변인의 반응에 충격을 넘어 경악한다”면서 “아무리 내로남불이 당의 캐치프레이즈라 해도 이건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라는 글을 남겼다.

안희정·오거돈·박원순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소속 유력 정치인들의 성비위 사건에서 보인 민주당의 과거 행태를 비꼬는 듯한 평가다. 그리고 이 같은 반응은 제1야당인 국민의당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표출됐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만들며 2차 가해를 일삼았다”며 “민주당은 사과 태도에 관한 한 정의당의 10분의 1이라도 따라가기 바란다”고 했다. 나아가 “정의당에 요구한 것처럼 박원순 사건, 윤미향 사건도 ‘무관용 원칙’으로 조치하라”고 겨냥했다.

한편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정의당은)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낙인찍어 집단적 2차 가해를 저지른 민주당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고, 오신환 전 의원은 “당이 겪게 될 혼란과 후폭풍이 작지 않을 것임에도 정의당은 원칙을 택했다. 정의당이 민주당보다 백배, 천배 건강한 것”이라고 각각의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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