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3조' 뚫은 LG전자, 위기를 기회로···가전의 힘

'영업익 3조' 뚫은 LG전자, 위기를 기회로···가전의 힘

코로나 집콕 수요, 사상 첫 영업익 3조 달성
지난해 매출·영업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

기사승인 2021-01-29 16:09:05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사진=윤은식 기자)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LG전자가 전대미문의 감염병 사태로 촉발된 경제 불황을 뚫고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간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주춤했던 '상고하저'의 징크스를 깨고 사상 처음으로 마의 3조 벽을 뛰어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생활가전 등 '집콕 가전'이 캐시카우(수익창출원)역할을 톡톡히 해낸 영향이 지대했다. 4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확실한' 뒷심을 발휘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 매출 63조2620억원, 영업이익 3조19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5.1%를 달성하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도입한 2010년 이후 각각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마케팅비용이 줄고 온라인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LG전자 설립이후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도 지난 2017년 이후 4년 연속 60조원 이상 매출 행진을 이어갔다. 

LG전자의 역대급 실적은 그간 연말만 고꾸라졌던 4분기 실적이 확실한 마무리 역할을 한 것이 주요했다. 4분기 매출액은 18조7808억원, 영업이익은 6502억원으로 역대 4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와 538.7% 증가했다. 특히 4분기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4년 연속 매출 60조원대를 견인하는 주역 역할을 했다.

증권시장의 예측도 머쓱케 했다. 증권사들은 LG전자의 4분기 실적 전망을 매출은 17조8798억원, 영업이익 6263억원으로 봤다. 시장은 코로나19확산으로 온라인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 개선의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역대급 실적 견인은 가전이 주인공이었다.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 가전으로 대표되는 신가전 판매 호조, 렌탈 사업의 매출 확대 등에 힘입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연간 기준 매출액 22조2691억원과 영업이익 2조3526억원으로 각각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연간 영업이익률(10.6%)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5년 연속, 영업이익은 6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H&A사업본부는 4분기에도 매출액 5조5402억원, 영업이익 2996억원을 달성하며 모두 역대 4분기 가운데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글로벌 전 지역에서 고르게 매출이 늘고 원가구조 개선이 수익성을 높인 데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45.2% 증가했다.

TV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조2830억원, 영업이익 204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늘면서 8분기 만에 4조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영업이익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도 컸지만, 올레드·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2.5%나 늘었다.

그간 지지부진하던 전장사업(VS)은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에 완성차 업체의 자동차 부품 수요가 주춤했지만하반기 들어 점차 회복되면서 매출 1조9146억원,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3% 늘었고 원가구조 개선 등으로 영업손실도 전년 동기 대비 큰폭으로 줄었다.

시장은 올해 VS에 거는 기대가 크다. LG전자가 최근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전장사업이 LG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기 때문. 때문에 올해 전장사업이 흑자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기업간 거래를 담당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부문은 매출액 1조5085억원, 영업이익 703억원을 거뒀다. 노트북, 모니터와 같은 IT제품은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으로 수요가 이어지며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영업이익은 주요 부품의 가격 상승, 물류비 인상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휴대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부문은 적자를 이어갔다. 4분기 매출액 1조3850억원, 영업손실 2485억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가 감소하고 4G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칩셋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매출액과 손익이 영향을 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매각을 포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전 사업 영역에 인공지능, 5G, 사물인터넷(IoT), 모빌리티 등 핵심 기술을 광범위하게 접목해 고객가치 기반의 성장과 변화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특히 위생 가전과 공간 가전,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비대면 트렌드로 인해 생긴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H&A사업본부는 시장 변화에 적기 대응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원가구조 개선과 자원투입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HE사업본부는 올레드 TV, 나노셀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매출을 늘리고 수익성을 유지할 방침이다.

VS사업본부는 올해 흑자전환을 위한 수익 창출 기반 확보를 위해 차량용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전기차 부품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을 조기에 안정화할 계획이다. BS사업본부는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앞세워 매출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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