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지난달 30일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구단도 이를 받아들이고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고 발표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MLB 진출을 모색했던 양현종은 30일까지 협상 유예를 요청했지만 끝내 제안을 받지 못했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KIA는 확실한 선발 투수 한 명을 잃었다. 양현종은 KBO리그에서 데뷔 후 14시즌 동안 통산 147승을 거뒀고, 7년 연속 투구 이닝 170이닝을 넘길 만큼 꾸준한 성적을 냈다. KIA에서 부동의 1선발이었다.
올해도 KIA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선수였으나, 결국 메이저리그 도전의 길을 선택하면서 KIA로선 큰 타격을 받게 됐다.
그나마 지난해 11승4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한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수행한 애런 브룩스가 잔류해 최소한의 전력유지에 성공했다. 또한 새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의 경우 현역 빅리거였다는 기대치가 존재한다. 다만 KBO리그 적응여부가 미지수라 안심하기 이르다.
결국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안정적인 국내 선발 투수 확보가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지난 시즌에 선발 로테이션을 맡은 임기영과 이민우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17년부터 선발투수로 안착한 임기영은 지난 시즌에 9승 10패을 평균자책점 5.15를 기록하며 믿을 수 있는 카드임을 증명했다. 다만 양현종의 공백으로 인해 비중은 보다 예전보다 크게 늘어나게 됐다. 커리어 첫 한 시즌 두 자릿수 승수 달성 여부가 관심사다. 양현종이 빠진 만큼 토종 선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선발투수로 눈도장을 찍은 이민우는 지난 시즌 6승 10패 평균자책점 6.79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 순항했지만 시간이 지난면서 크게 흔들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선발투수로서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단점으로 지적된 기복과 시즌 막판 구위저하 보완이 숙제다.
문제는 남은 5선발 자리다. KIA는 현재 내부 육성, 트레이드, FA 영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강을 생각 중에 있다.
FA 선수 영입은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날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스프링캠프 개최 인터뷰에서 “우선 모든 후보를 보고 있다. FA와 트레이드 같은 경우도 항상 생각할 수 있다”며 “이번 스프링캠프 때 경쟁력 있는 모습을 투수들로부터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FA 시장에서 차우찬, 유희관, 이용찬 등 아직 둥지를 찾지 못한 미계약 투수들의 KIA행 가능성이 생겼다.
다만 FA 영입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윌리엄스의 발언 이후 조계현 KIA 단장은 “최우선 원칙은 내부 육성이다. 내부에서 메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향이다. 2년 전부터 육성기조로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조 단장이 언급한 유망주는 국군체육부대에서 제대한 왼손 김유신을 비롯해 올해 입단한 이의리와 박건우, 왼팔 장민기, 우완 김현수 등 5명이다. 이밖에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장현식, 지난해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정해영 등 다양한 선발 자원들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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