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거리두기 지쳤다' 곳곳서 불만..."방역-피해 최소화 균형 찾아야"

'코로나19 거리두기 지쳤다' 곳곳서 불만..."방역-피해 최소화 균형 찾아야"

최원석 감염내과 교수 "지역사회 발생이 곧바로 병원, 고위험집단에 유입...전체 피해 최소화 지점 찾아야"

기사승인 2021-02-02 13:39:23
2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개최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토론회 현장. 보건복지부 제공.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인한 어려움이 각계에서 터져나왔다.

2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개최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인한 불만과 어려움이 잇따라 지적됐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그동안 우리는 너무 적은 확진자 수에 과도한 거리두기 단계를 적용해왔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는 대가가 있다. 확진자 수에 '올인'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선제적 거리두기 효과 있다는 논문을 본 적이 없다. 엄청난 비용이 드는 선제적 거리두기로 코로나 방역에 효과를 봤다는 표현은 동의 못한다"고 주장했다. 거리두기 효과보다 사회적 비용이 더욱 컸다는 것이다.

각계 전문가들도 거리두기 부작용을 지적했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팬데믹 후유증이 길어지고 경제적 사회적 비용이 추정하기 어려울 만큼 커지고 있다. 경제적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 최소화시키면서 가는게 중요하다"며 "특히 우리는 OECD 국가에서 3-4위 정도로 자영업자 비중이 크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경제 구조적 특징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코로나 피해에 대한 막대한 보상에 있어 정부의 부담 크다"며 "사업장에서도 방역수칙을 잘 지킬 수 있다면 그런 조건 하에서 거리두기를 완화할 수 있어야 한다. 볼링장, 헬스장 등 위험시설 규제 많았다. 저녁 9시 규제도 경제적 효과 고려해서 거리두기 재편돼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도 "중소기업 84%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다. 임금 감축, 경비 안쓰는 것, 휴직 휴업, 인력 축소 등 내수 경기 중대한 영향 미쳤다"며 "또 코로나19로 젊은층 소비 큰 타격을 입었다. 학교를 폐쇄하면서 학교 주변 폭격 맞았고 젊은이들 많이 가는 곳은 굉장히 어렵다"며 "경제 상황에 따라 자영업자들이 유망업종으로 업종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7~28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1.2%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피로감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상당히 성공적으로 사회 안전 보호하는 측면에서 역할을 했지만 기본적으로 개인의 기본권 보장하는 측면에서 조금 미흡한 면이 없지 않았다"며 "감염 확산 차단에 모든 역량이 집중되고 시민들의 기본권, 기본 욕구는 충족시킨다는 면은 다소 경시된 면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구 교수는 "그동안 30년 가까운 노력을 통해 돌봄 문제에 대해서 사회화 진전됐는데 코로나로 한순간에 가족과 여성의 문제로 회귀했다. 저소득층 학력 격차도 있고 노숙인들의 쪽방 집합금지가 이뤄지면서 감염은 없지만 집단 굶주림이 이어졌다"며 "정책 목표가 감염 차단에 나아가 기본권 충족으로 적극적 이행해야 한다. 정책 결정 구조도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 담아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을 총괄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와 방역전문가들은 거리두기 대책 개편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를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최원석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거리두기에 있어 환자 발생 숫자가 절대적이어서 안된다는 이야기에는 동의한다. 다만 환자 발생 숫자가 무의미한가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며 "지역사회 환자 발생 많더라도 중증환자 발생과 집단으로 유입이 줄어든다면 괜찮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병원과 요양병원은 환자발생이 지금처럼 생기기전부터 종사자들이 거의 3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해왔다"며 "관리를 못해서가 아니라 지역사회서 벌어지는 리스크는 지역사회 환자발생이 컨트롤되지 않는 한 요양병원, 병원, 구치소 등으로 유입을 막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무증상 지역사회 환자발생 컨트롤하는 이유는 그 리스크가 고위험 시설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 2,5단계에서 3.5단계로 높이면 피해가 더 커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거리두기 피해에 대해 충분히 보상하지 않는 것"이라며 "코로나19 1년 경험했으므로 쌓여있는 근거 바탕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관점서 동의한다. 다만,전체적으로 사회 피해를 최소화지점을 찾는 방향에서 접근을 해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한국의 방역전략은 지속적인 억제 전략이다. 하루에 100명 이하 환자 발생을 예방접종까지 유지하면서 집단면역으로 끌고 가는 게 목표"라며 "외국에 비해 상당히 엄격한 기준은 맞다. 기준이 엄격할수록 사회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사항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고민스러운 것은 일정 수준 이상 환자 발생하면 굉장히 급속도로 증가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방역적 측면에서 판단이 어려운 지점이다. 기준점 라인을 크게 볼수록 더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 반장은 "근거를 중심으로 위험도가 떨어지는 부분은 해제시키고 위험도 높은 곳을 집중 관리하는 부분을 고려하고, 좀더 정밀하게 세분화한 방역수칙 지정해야 한다는 것도 필요한 개선작업이라고 본다"며 "앞으로는 사회적 합의 이끌 수 있는 숙의 과정 거쳐 3차 유행 차단 위한 거리두기 개선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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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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