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업계가 대대적으로 가격을 손보기 시작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일부 음료 제품을 평균 4.7% 가격 인상했다. 가격 조정 대상은 모두 16개 브랜드다.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마운틴듀, 밀키스, 레쓰비, 핫식스, 트레비, 아이시스8.0 등이다.
롯데 패스트푸드 계열사 롯데리아도 전체 운영 제품 중 버거와 디저트 등을 포함한 25종(버거류 13종, 디저트류 7종, 드링크류 2종, 치킨류 3종)에 대해 판매 가격을 조정했다. 평균 인상률은 약 1.5%다.
가격 인상은 롯데가 처음이 아니다. 코카콜라음료는 올해부터 코카콜라, 씨그램, 몬스터에너지 등 주요 음료 제품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동아오츠카는 간판 상품 포카리스웨트를 비롯해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포카리스웨트 캔 245㎖는 1300원에서 1400원, 데미소다 캔 250㎖는 1200원에서 1400원, 오로나민C 120㎖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풀무원은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최근 10% 안팎 올렸다. 샘표는 반찬·수산물 통조림 제품 가격을 각각 36%, 40% 인상했으며 오뚜기는 즉석밥 브랜드 오뚜기밥의 일부 제품을 약 7% 인상했다.
가격 인상은 원재료 상승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계란 30개(특란)의 평균 소매가격은 기준 735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57원보다 39.8% 올랐다. 닭고기 1㎏의 가격도 5897원으로 전년(5237원) 대비 12.6% 상승했다. 밀가루의 원료인 소맥(HRW)의 이달 국제 평균 선물가격도 t당 220달러로 전년 동기(178달러)보다 23.6% 높은 수준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돼지고기(18.0%), 국산 쇠고기(10.0%) 등도 크게 올랐다.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11.2%, 채소류는 3.0%를 각각 기록했다. 사과(45.5%), 파(76.9%), 고춧가루(34.4%), 양파(60.3%), 쌀(12.3%) 등이었다.
식품 기업은 원재료 부담에 코로나19 위기 속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롯데리아 측은 “이번 가격 조정은 지속하는 인건비 상승, 원자재 가격 등 경제적 요인들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 부분이었다. 원가개선 및 비용 효율성 제고 등 부단한 노력으로 가격 조정을 최대한 억제해왔다. 하지만 유통환경 변화와 인건비 등 상승 부담으로 부득이하게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가격 인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장벽이 낮은 식품업계의 경우 새로 진입하는 기업들이 계속 생겨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마케팅, 판촉 등의 비용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가중되는 원가 부담과 후퇴 없는 인건비 인상으로 제품 가격 인상은 식품 기업의 숙제”라면서 “선도 기업의 시작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는 후발주자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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