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경영복귀 초읽기···'제4의 개혁' 선언 주목

김승연 회장, 경영복귀 초읽기···'제4의 개혁' 선언 주목

이달 18일 취업제한 풀려···경영전면서 승계작업 주도 눈길
그린뉴딜·항공우주·신재생에너지 사업 힘 실릴 듯

기사승인 2021-02-18 04:00:0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제공=한화)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복귀가 초읽기에 들어섰다. 재계는 김 회장의 경영복귀 일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배임 혐의 실형에 따른 취업제한 기간이 오는 18일 끝나면서 김 회장이 그룹 체질 변화 등 뉴 한화를 위한 '제4의 개혁'을 선언할지 이목이 쏠린다. 

김 회장은 지난 1994년 외화밀반출 사건으로 구속기소 됐다가 집행유예로 석방 후 그룹경영일선에서 손을 떼고 해외에 머물다 8개월 후 경영복귀하면서 '제3의 개혁'을 선언했었다.

제3의 개혁은 지난 1952년 고(故) 김종희 회장의 제1개혁에 이어 1981년 김승연 회장이 취임하면서 시작한 제2의 개혁을 마무리 짓고 1994년 10월 경영복귀를 기해 실시한 새로운 개혁을 말한다. 

당시 김 회장은 연공서열 대신 발탁인사제도를 도입, 명예퇴직제와 40대 사장제 도입, 모범임직원 자녀 우선 채용 제도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그룹 CI(이미지통합)를 변경했고 주력업종을 첨단기술분야로 결정하고 추진했다. 김 회장의 복귀는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를 전후해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14년 8월 부실 계열사를 지원한 혐의(배임)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2년간 취업이 금지됐다. 김 회장은 최종 선고 직후 (주)한화, 한화솔루션(당시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등 7개 계열사 대표에서 물러났다.

재계는 김 회장이 이전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주요 계열사에 전부 복귀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 회장은 복귀 이후 '오너 3세 경영'을 위한 승계 작업에 우선할 것으로 재계 안팎은 예상하고 있다. 당장 그룹지주사 역할을 하는 (주)한화와 김동관·동원·동선 세 형제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합병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화 할지는 미지수다. 

재계는 김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주)한화 자신의 지분을 중장기적으로 세 형제에게 나눠주며 경영승계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방법이다. (주)한화의 지분은 김 회장이 22.65%를 갖고 있는데 세 아들(김동관 4.44%, 김동원·동선 각 1.67%)의 지분을 합쳐도 김 회장 지분의 3분의 1 수준이다. 따라서 에이치솔루션 가치를 높인 후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 후 세 형제의 (주)한화 지분을 늘리는 방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한화솔루션(이전 한화케미칼)에 대한 공정위의 검찰고발이 변수다. 공정위는 한화솔루션이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과 국내 화학물질 탱크로리 운송물량을 물류회사 한익스프레스에 사실상 전량 몰아줘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29억원(한화솔루션 157억원, 한익스프레스 72억원)을 부과했다. 한익스프레는 김 회장의 친누나 김영혜 씨가 2대 주주로 있는 회사다. 

한화는 현재 한화종합화학 상장을 추진 중인데 이 회사가 상장되면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도 오를 것으로 재계 안팎은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공정위의 과징금 및 검찰 고발이 한화종합화학 상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공정경제를 해치는 행위는 상장 심사과정에서 크게 감점을 받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기업 상장 예비평가 시 최대 주주만 평가하라는 규정이 없고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지분 100%를 통해 한화종합화학을 지배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39.16%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한화솔루션은 지분 36.04%로 2대 주주다. 따라서 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 그룹을 총괄하며 승계작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재계 일각은 분석하고 있다.

김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밝혔듯이 한화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항공우주와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부문에 힘이 실릴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공위성 전문업체인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사들이면서 우주 사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고, 한화시스템도 지난달 28일 SK텔레콤과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과 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미래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린뉴딜 경영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해 그룹 창립 68주년에서 기념사에서 "글로벌 친환경 시장경제 리더로서 한화는 그린뉴딜에 적극 참여해야 하고 태양광 사업, 그린수소 에너지 솔루션,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기술 등 환경을 위한 혁신 움직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한화는 올해 태양광·수소·친환경 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오는 2025년까지 태양광과 수소 사업에 2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한화솔루션 케미컬 부문은 친환경 프리미엄 가소제 ‘에코데치 생산량을 5만t 증설해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에코데치는 수소첨가 기술로 유해물질인 프탈레이트 성분을 제거한 친환경 가소제다.
 
한화큐셀은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 중 최초로 국내 사업장의 RE100(Renewable Energy 100%)을 선언, 오는 2050년까지 소비전력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한편 재계는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후임으로 김 회장을 거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전경련 부회장단 가운데 가장 오래 자리를 지켜온 인물인 데다 미국 바이든 정부와 소통할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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