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총대 멘' 허창수 회장, 2년 더 전경련 이끌 듯

'또 총대 멘' 허창수 회장, 2년 더 전경련 이끌 듯

최장수 전경련 회장인데···재계 "안쓰럽다"

기사승인 2021-02-23 06:00:11
지난 2019년 전경련 회장을 연임한 허창수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윤은식 기자)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직을 한 차례 더 맡을지 재계에 이목이 쏠린다. 허 회장이 연임 할 경우 1977~1987년까지 10년간 회장을 역임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넘어 10년 이상 전경련 회장을 맡은 최초의 인물이 된다.

2011년 취임 후 다섯 번째 연임 중인 허 회장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전경련이 적폐 집단으로 지목되면서 후임자가 나서지 않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회장직을 맡고 있다. 허 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직후인 2017년과 2019년에도 후임자가 없어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 바 있다.

전경련은 오는 26일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을 선임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이 없어 허 회장의 여섯 번째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그간 전경련 회장 선임은 총회에 앞서 내정자를 발표하고 총회에서 회장을 공식 선출했었다. 전경련 회장은 2년 임기로 무제한 연임이 가능하다.

다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취업 제한이 풀리면서 경영복귀에 초읽기에 들어서면서 전경련 회장에 거론되기도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김 회장의 경영복귀 시점과 허 회장의 임기 만료 시점이 우연히 겹치면서 나온 '추측'이라는 이유다. 김 회장은 2014년 배임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간 취업제한 됐었다.

허 회장의 여섯 번째 유임이 사실상 기정사실 되면서 전경련은 회장 공석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재계 일각의 반응은 싸늘하다. 역대 최장 전경련 회장 기록임에도 불구하고 등 떠밀리 듯 회장 연임으로 '축하' 분위기 보다는 '안쓰럽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한상의나 무역협회는 현직 재계 총수가 회장직을 맡아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있는 반면에 허 회장은 이번에도 등떠밀리 듯 회장직을 맡게 되는 것 같다"며 "허 회장이 전경련을 이끌 원동력도 남아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상공회의소는 오는 23일 의원총회를 열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서울상의회장으로 선출한다. 관례상 서울상의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한다. 이에 다음 달 24일 열리는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재계는 그간 소통과 사회적 가치 등의 경영으로 정부와 호흡을 맞춰온 온 최 회장이 정부와 소통을 통해 공정경제 3법 등 당면 과제에 대한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도 오는 24일 정기총회를 열고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그간 무협 회장은 관료 출신의 인물이 회장직에 올랐었다. 구 회장이 무협 회장으로 오르게 되면 무협 15년 만에 민간 기업인이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전경련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으로 드러나면서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 이 사건으로 삼성과 현대, LG 등 국내 경제를 이끄는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했고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그간 정부와 재계의 소통 창구로 전경련 대신 대한상공회의소를 이용하면서 사실상 재계 단체로서의 기능도 상실했다.

더욱이 전경련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주재한 경제계 신년회 때에도 초청 명단에 들지 못했고, 문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도 허 회장은 전경련 회장이 아닌 GS그룹 회장 자격으로 초청받기도 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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