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제4의 개혁'에 쏠리는 '김동관 중심론'

김승연 회장 '제4의 개혁'에 쏠리는 '김동관 중심론'

미래 성장 동력 '우주·에너지 사업' 김동관으로 '재편'
경영승계 매듭 짓고 그룹 제4의 도약 완성 '큰 그림'

기사승인 2021-03-24 05:00:01
김승연 회장(왼쪽)과 김동관 사장.(인물 사진제공=한화)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큰 것이 작은 것을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 시대입니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2005년 10월 9일. 창립 53주년 기념사에서>

29세 젊은 나이에 그룹 총수에 오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젊은 총수의 지난 40년간 경영 외침은 '혁신'으로 압축된다. 취임 1년만인 1982년,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 인수, 1984년 한양화학·한국다우케미칼·한양화학지주 3개사 합병, 그리고 그룹의 최대 역작으로 평가받는 2014년 삼성과 빅딜을 성공시키며 '혁신의 100년 기업' 기틀을 다졌다.

김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은 그의 신년사와 창립기념사에 곳곳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원한 도전자' 정신으로 한화의 새로운 새벽을 열어나가자. 내일은 준비하는 자에게만 온다"<2019년 10월, 창립 67주년 기념사>. "새는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집을 짓는다고 한다. 그 어떤 바람에도 부서지지 않을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다. 지금 세상 밖에서 불어오는 위기의 바람 또한 우리가 더 강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2017년, 신년사> 등에서.

2014년 배임 혐의 등 실형을 받고 7년 만에 취업제한이 풀린 김승연 회장. 지난달 공식 경영에 복귀한 김 회장의 복귀 일성도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사업지원' 등 '혁신'에 방점이 찍혔다. 김 회장의 '제4의 개혁' 신호탄으로 재계 일각은 풀이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1994년 그룹 일선에서 손을 떼고 해외에 머물다 경영에 복귀하면서 제3의 개혁을 선언했었다. 

제4의 개혁은 김 회장 중심이 아닌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주도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한화의 행보로 보면 그룹 핵심 미래 성장동력인 우주사업과 에너지 사업이 김동관 사장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김 회장은 또 등기임원은 맡지 않고 (주)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걸설에 미등기 임원으로 회장직을 겸하지만, 김 사장이 맡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는 오르지 않았다. 따라서 김승연 회장은 김동관 사장 중심의 후도구도로 경영권 승계를 매듭, 한화의 제4의 도약을 완성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 제4 개혁의 '김동관 중심론'이 나오는 이유다.

김 회장은 2010년 서울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김 사장에 대해 "실력 없으면 잘라버려야지 아들이 셋인데 나는 저 때 그룹을 이끌었는데 못할 것도 없지"라고 한 바 있다. 이를 견줘 봤을 때 김 사장의 경영능력이 어느 정도 물이 올랐다고 김 회장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는 현재 항공우주사업과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산업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룹에서 우주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공위성 전문업체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사들이면서 우주 사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SK텔레콤과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과 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미래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특히 최근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하고 조직을 이끌 적임자로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선임했다. 김동관 사장은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수한 쎄트렉아이 등기임원도 맡았다.

한화는 올해 태양광·수소·친환경 사업 확장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김 사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오는 2025년까지 태양광과 수소 사업에 2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편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전무는 금융계열사를, 최근 한화에너지 임원으로 복귀한 3남 김동선 상무보는 한화에너지와 호텔·건설 사업을 맡을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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