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사회적 가치 경영 'ESG'로 집대성···삼성·현대·LG도 '집중'

최태원의 사회적 가치 경영 'ESG'로 집대성···삼성·현대·LG도 '집중'

"ESG로 변화, SK보다 더 빠른 변화 기업은 존재하지 않아"
최태원發 'ESG' 올해 4대그룹 주총서 화두···"경영의 핵심"

기사승인 2021-04-13 05:00:12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 경영을 가속화 하는 것이 환경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등을 극복하는 해법이 될 것입니다."(2020년 12월 3일 '도쿄포럼 2020' 온라인 개막연설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매해 확대경영 회의를 통해 그룹이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제시했다. 2016년에는 "변화하지 않은 기업은 서든데스(갑작스런 죽음)할 수 있다"며 위기감을 불어넣었고 그 해법으로 '근본적 변화(딥체인지)'를 내놨다. 2017년에는 '공유인프라', 2018년에는 '사회적 가치'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내놓으며 구성원들에게 '돈'보다 '행복'을 극대화하는 경영전략을 강조했다.

'근본적 변화→공유인프라→사회적가치의 행복경영'으로 이어진 최 회장의 경영 원칙은 환경·사회·지배구조(EGS)로 집대성하는 중이다. ESG 경영으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도 위기극복의 힘을 모을 수 있다는 최 회장의 의중이 바탕에 깔렸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딴 ESG는 기업이 환경문제나 투명 경영, 사회적 책임 등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다. 기업의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사회적 책임과 기업의 지속성 등의 요소를 재무 성과와 함께 고려한다.

최 회장은 지난해 9월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같은 숫자로만 우리를 보여줄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연계한 실적 및 주가,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꿈을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생존법"이라고 했다. 그룹의 핵심 경영 지표로 ESG를 삼겠다는 방침을 내비친 것이다.

최 회장은 그룹 콘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변화를 주며 ESG 경영에 집중했다.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와 글로벌성장위원회를 없애고 거버넌스위원회와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했다.  

SK는 이에 지난해 16곳 계열사에 ESG 전담 조직을 신설, 사장단 인사 때도 ESG 경영 기조에 맞춰 이를 가속할 인재를 등용했다. 그룹 내 ESG전략에 참여한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의 사장 승진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SK는 회사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게 ESG 전략을 분석하는 기능을 전담하는 ESG위원회도 신설했다. 또 기존 거버넌스위원회에서 수행하던 투자 안건 검토도 ESG 위원회가 맡았다. 이에 회사 경영전력이나 중요 투자 관련 사항은 ESG 위원회 검증을 거쳐야 한다.

SK의 주요 계열사들도 ESG 경영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BM)을 추진 중이다. 특히 SK그룹은 국내 최초로 'RE100'에 가입하기도 했다.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줄임말인 RE100은 기업이 오는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는 것이 목표다. 

SK(주)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수소 사업에 진출을 위해 지난해 12월 수소 사업추진단을 설립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에너지 계열사와 함께 수소 사업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SK E&S는 오는 2023년부터 연간 3만톤 규모의 액화 수소 생산설비를 건설한다. 이를 위해서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 공장에서 생산되는 수소인 부생 수소를 SK E&S에 공급한다.

민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자인 SK E&S는 친환경 수소 '블루 수소' 생산 체제를 구축, 오는 2025년부터 25만톤 규모의 블루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9월에는 새만금 간척지에 여의도 크기의 태양광발전 단지도 조성했다.

SK하이닉스는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하고 자원 재활용 극대화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2019년 국내 최초로 전 사업장 폐기물 매립 제로화 인증을 취득하고 신규 폐황산 처리 체인도 구축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환경위원회 출범 이후 SK는 2020년 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 매각,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RE100 가입, 2021년 북미 플러그 파워 지분 투자, SK 종합화학 지분 매각 추진, 그린론 조달을 통한 수소 사업 확대 등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속도로 친환경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아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어떤 대기업도 이런 속도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지는 않다. 적어도 ESG 관점에서는 SK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업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태원發' ESG 경영은 국내 대기업으로 확산 중이다. 올해 4대 그룹 주주총회의 화두는 ESG였다. 그간 '초일류·초격자'를 강조해 온 삼성은 이례적으로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 경영본격화와 준법 경영을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도 "탄소 중립 전략과 연계한 수소 사업 확대 등으로 현대차만의 ESG 경영 방식을 구축하고 ESG 강화 활동을 고객가치 제고의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LG는 상장 계열사를 중심으로 ESG 위원회를 설치해 그룹 경영에 핵심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