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제목만 보고 부동산 소재 드라마로 오해해선 안 된다. KBS2 새 수목극 ‘대박부동산’은 원혼과 영매 등을 전면에 내세운 오컬트 장르의 퇴마극이다. 그러나 ‘대박부동산’의 장르를 하나로만 정의하기는 아쉽다. 이야기 곳곳에 현실적인 요소를 곁들여 드라마의 색채를 살린 덕분이다. 퇴마와 부동산이라는 이질적인 요소를 잘 엮은 신선한 장르물이 탄생했다.
지난 14일 처음 전파를 탄 ‘대박부동산’은 공인중개사인 퇴마사가 퇴마 전문 사기꾼과 한 팀이 돼 흉가가 된 부동산에서 원귀나 지박령을 퇴치하고 기구한 사연을 풀어주는 생활밀착형 퇴마 드라마다. ‘대박부동산’의 사장이자 퇴마사인 홍지아는 배우 장나라가 연기한다. 퇴마 전문 사기꾼이자 타고난 영매인 오인범 역은 배우 정용화가 맡는다. 배우 강말금이 홍지아의 곁을 지키는 사무장 주화정으로, 배우 강홍석이 오인범을 돕는 해커 허지철로 변신한다.
첫 회에서는 퇴마사인 홍지아와 영매인 오인범이 처음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홍지아(장나라)는 뛰어난 무술 실력과 결단력을 가진 실력파 퇴마사지만, 정작 엄마의 원귀를 보내지 못해 20년째 엄마의 원귀와 함께 지낸다. 엄마를 보내줄 영매를 찾기 위해 애쓰지만, 적임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오인범은 외국의 저명한 대학에서 공부한 심령학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사기꾼이다. 건물에 원귀가 있는 것처럼 조작해, 원혼 퇴치 장비를 비싸게 판매한다. 두 사람은 원귀가 있는 오피스텔 건물 때문에 엮이고, 홍지아는 퇴마 과정에서 우연히 오인범이 영매라는 사실을 안다.
큰 줄기는 홍지아가 오인범과 함께 엄마의 원귀를 보내는 것이지만, 개별적인 에피소드도 존재한다. 두 사람이 퇴마 동업을 하며 여러 원귀를 만나 사연을 듣는 구조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전자에서는 미스터리와 판타지를 본격으로 펼쳐보이고, 후자에는 부동산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단면이나 현실을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오피스텔 에피소드에서는 ‘영혼까지 끌어당겨’ 건물에 무리한 투자를 했다가 사기를 당한 원귀의 사연을 비춘다. ‘대박부동산’이 허무맹랑하거나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배우 조합도 신선하다. 전작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만난 장나라는 이번에도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다. 냉소적인 표정을 지으며 원귀를 잡기 위해 날렵하게 움직이는 홍지아의 매력을 충분히 살렸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정용화의 변신도 기대할만하다. 이번 역을 “도전”이라고 말한 바 있는 정용화는 그간의 이미지를 지워내고, 오늘 만을 사는 사기꾼 역할을 매끄럽게 소화했다. 앞으로 인범의 몸에 빙의할 여러 원귀의 특징을 어떻게 살려 연기할지가 관전점이다. 자연스러운 연기로 작품을 탄탄하게 받치는 넣은 강말금과 강홍석의 활약도 볼거리다.
◇ 볼까
원귀를 단숨에 제압해 귀침을 찔러 넣는 멋있는 퇴마사와 어딘가 허술한 영매의 조화를 보고 싶은 시청자에게 권한다. 잔인하고 자극적인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에게도 추천한다.
◇ 말까
귀신이나 초자연적 현상이 나오는 장면을 보기 힘든 시청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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