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방한 경기에서 ‘호날두 노쇼 사태’로 공분을 일으킨 유벤투스가 이번엔 유럽축구연맹(UEFA)을 배신하고 슈퍼리그 출범에 동참해 눈총을 받고 있다.
19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유럽을 대표하는 클럽 12개 팀이 슈퍼리그 출범을 선언했다. 미국 거대 자본이 투입된 슈퍼리그는 창단 클럽에게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원한다. 인프라 투자와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해 참가비만 35억유로(약 4조6782억원)가 주어진다.
세리에A의 명문 클럽 유벤투스 역시 슈퍼리그 출범에 동참했다. 하지만 유럽클럽축구협회(ECA) 회장직까지 내려놓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안드레아 아넬리 유벤투스 회장이 논란이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려는 빅클럽들의 움직임을 잠재우고자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개편을 추진해왔다. ECA 회장직을 겸한 아넬리 회장은 구단 대표 자격으로 UEFA와 개편안을 논의했는데, 새로운 UCL 계획 발표를 하루 앞두고 슈퍼리그 공동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아넬리 회장은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과 매우 절친한 사이다. 폭스 스포츠는 “아넬리 회장이 사적 친분을 이용해 UEFA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다”며 “그런데 아넬리 회장이 슈퍼리그 출범에 동참하며 친구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9년 유벤투스의 방한 경기를 연상케 하는 행보다.
유벤투스는 2019년 7월 방한 경기에서 당초 계약과 달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출전시키지 않아 논란이 됐다. 비가 내리는 등 짓궂은 날씨에도 호날두를 보기 위해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국내 팬들은 실망감과 분노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당시 킥오프에 지각한 유벤투스가 경기 취소를 언급하며 프로축구연맹을 협박한 점, 네드베드 유벤투스 부회장이 “호날두가 안 뛰면 어쩔 수 없다”라는 답변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이에 대해 유벤투스는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사과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지에선 슈퍼리그 출범에 동참한 빅클럽들을 향한 여론이 좋지 않다. 전설적인 축구계 스타들과 정치권까지 나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아넬리 회장은 슈퍼리그 출범과 함께 공개한 성명에서 “12개 창립 구단은 전세계 수십억 명의 팬과 99개의 유럽 대회 트로피를 보유하고 있다. 유럽 대항전의 변화를 이룩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사랑하는 축구의 지속적인 발전과 결속력 강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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