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하락세에 커지는 불안...가상화폐 투자가치 논란

비트코인 하락세에 커지는 불안...가상화폐 투자가치 논란

금융당국 부정적...시장에선 가상화폐 파생상품 등장

기사승인 2021-04-28 06:30:13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심신진 기자 =가상화폐 변동성이 금융당국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당국은 내재가치의 부재를 들며 가상화폐를 투자상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면 관련업계에서는 가상화폐 가격과 연동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하는 등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또 내재가치는 없지만 시장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있다.

28일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전날 오전 9시 종가 기준 6440만5000원에 거래됐다. 전일(6419만8000원) 같은 시간 대비 0.32% 올랐다. 일주일 전인 지난 19일 종가(7145만6000원)과 비교했을 때는 9.7% 떨어졌다. 한주 동안 하락세가 지속됐다.

투자자 피해도 속출했다. 온라인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이 마포대교 인근 순찰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투자자 피해 우려에 금융당국은 가상화폐를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나친 변동성 탓에 화폐 기능을 할 수가 없고 내재가치도 없는 투기자산이라는 것이 당국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가상화폐에 대해 “하루에 20%씩 급등하는 자산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더 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며 “이건 가상자산이라는 것이고 (제도권에)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내재가치가 없고 지급 수단으로 쓰이는 데 제약이 크다는 것은 팩트”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우려와 달리 해외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활용하는 투자파생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에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하는 ETF가 상장됐다. 또 이달에는 이더리움의 가격을 추종하는 ETF가 출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미국 보험사들도 자산 포트폴리오로 운용하고 있다”며 “글로벌 트렌드를 볼 때 당국이 언제까지 인정 안할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투기와 사기에 묻혔을 뿐 기술 측면에서는 투자가치가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다. 박수용 한국블록체인학회장(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가상화폐 중 지속가능하고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이 탄탄한 것은 투자가치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사기, 단타 등 그런 것들이 많아서 시장이 혼탁하다. 기술적 가치가 시장에 반영이 잘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내재가치가 없어도 투자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가상화폐 자체로는 주식 배당금과 같은 현금흐름을 만들 수는 없지만, 시장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투자 상품이라기보다는 투자가능자산으로서의 시장가치는 존재한다. 사고파는 사람들이 동의를 한 부분”이라며 “그 가격에 사는 사람이 있다면 시장가치는 존재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과는 별개로 미래에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내재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금과 유사할 수 있다”라면서도 “현재 위상에서는 금과 매우 차이가 있다. 가상화폐는 투기성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고, 금은 자산피난처(안전자산)로써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재가치를 보느냐 현재 거래되고 있느냐 등 관점에 따라 투자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없지만 실제로 거래가 되고 있다”며 “가령 주가라는 것도 하루사이에 1~2%가 달라진다. 그렇다고 내재가치가 하루 만에 바뀌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 상호간의 거래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가치를 지녀도 금융상품으로서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상화폐는 금융자산으로 보기 힘들다. 금융자산이 되려면 금융계약과 청구권자·피청구권자가 있어야 한다”며 “주식의 경우 주주가 청구권자, 발행사가 피청구권자가 된다. 반면 가상화폐에는 없다. 금융자산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ssj9181@kukinews.com
심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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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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