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미국에서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보이콧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영화 전문매체 데드라인 등에 따르면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를 향한 비판이 할리우드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회원수 87명인 HFPA는 그동안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재정 관리를 불투명하게 운영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2월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 뒤 작품상과 배우상 후보 지명을 배제해 논란에 휘말렸다. 3월에는 HFPA 회원 중 흑인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져 비판받았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스튜디오 등 다수의 할리우드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100여 개 홍보대행사들은 HFPA의 변화를 촉구하는 성명과 함께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선언했다. 여기에 대형 제작사 워너미디어까지 합세했고, 매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중계한 NBC는 내년 시상식은 방영하지 않을 예정이다.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도 이에 동참했다.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HFPA 회원들에게 과거 성차별적 질문과 성희롱 발언을 당했다”며 “내부의 근본적인 개혁이 없다면 우리 모두 발을 빼야 할 때”라고 밝혔다. 마크 러팔로 역시 “HFPA가 변화에 저항하는 것을 보게 돼 실망스럽다”며 “지금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톰 크루즈는 골든글로브에서 받은 연기상 트로피 3개('7월 4일생', '제리 맥과이어', '매그놀리아')를 반납하는 방식으로 보이콧에 참여했다.
HFPA는 흑인 기자를 영입하는 등 개혁안을 내놨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보이콧이 이어지고 있다. 외신들은 이대로라면 내년 시상식이 열리기 어려운 건 물론, 종말을 맞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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