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도 류현진은 못 막아

비바람도 류현진은 못 막아

기사승인 2021-05-29 12:16:04
사진=AP 연합뉴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마운드에 공을 쥐고 서 있기도 힘든 날씨. 하지만 류현진에겐 큰 변수가 아니었다. 이례적인 외부 요인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위기 극복 능력을 앞세워 팀에 승리를 안겼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21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토론토가 7회 11대 2 강우 콜드 게임으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5승(2패)째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2.62를 기록했다. 

이날 클리블랜드 지역은 기상 악화로 섭씨 10도에 체감 온도 5도의 강추위가 몰아쳤다. 초속 13m에 이르는 강풍에 비까지 내리면서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기 힘들었다.

처음 겪는 상황에 류현진도 흔들렸다. 1회말부터 볼넷 2개를 내주는 등 제구가 흔들렸고, 안타 3개를 추가로 허용하며 초반부터 2실점했다. 하지만 2회부터 곧 안정감을 찾아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류현진 특유의 자로 잰 듯한 제구가 살아났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투구에 몇몇 클리블랜드 타자들은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류현진이 이날 던진 공 개수는 총 91개.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58개, 볼은 33개였다. 최고 구속은 88.5마일(142km)에 그쳤지만 체인지업과 싱커, 커터, 포심 패스트볼,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골고루 사용하며 클리블랜드 타자들을 교란시켰다. 메이저리그 9년차 베테랑의 관록이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이날 빅리그 데뷔전을 가진 클리블랜드 선발투수 엘리 모건이 2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6실점 패전으로 무너진 것과 크게 대조됐다.

경기 종료 후 류현진은 “바람도 굉장히 많이 불고 다른 날보다 속도가 떨어졌다. 워밍업도 다른 날이랑 똑같이 했는데 조금 영향이 있었다. 그래서 1회 고전했다.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면서 “1회에 내가 던지고 싶은 대로 제구가 안 됐다. 볼넷도 2개나 주면서 어려운 싸움을 했다. 타자들과 다음 이닝부터 승부를 잘 하려고 하면서 2회부터 좋아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기는 7회말 토론토 구원투수 트렌트 손튼이 마운드 빗물에 미끄러지면서 결국 중단됐다. 논의 끝에 현지시간으로 오후 10시41분 콜드게임이 선언됐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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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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