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조만호 시대 막 내렸다…“쿠폰 논란 죄송…책임 통감”

무신사, 조만호 시대 막 내렸다…“쿠폰 논란 죄송…책임 통감”

조만호 대표, 이사회 의장 활동 예정…후임자 선정 중
마지막 통큰 복지…임직원과 주식 1000억원 나눌 것
소규모 신생 브랜드 중심의 초기 투자에 집중

기사승인 2021-06-03 15:38:48
사진=무신사 로고 / 무신사 제공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창업자 조만호 대표가 사의를 표명하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3일 밝혔다. 후임자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달 내 신임 대표를 선정할 예정이다.

조 대표 사임은 최근 도마 위에 오른 ‘특정 고객 대상 쿠폰 발행’ 영향이 컸다. 그는 “특정 고객 대상 쿠폰 발행과 최근에 있었던 이벤트 이미지 논란으로 무신사에 실망한 고객분들과 피해를 입은 입점 브랜드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20년 전 처음 무신사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유지해 온 운영자와 대표의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사퇴의 이유를 설명했다.

무신사는 지난 3월 쿠폰 발행 관련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남성들에게도 우신사(무신사의 자체 여성 패션 플랫폼) 쿠폰을 달라고 항의 댓글을 달았다 60일 이용 정지를 당했다”고 밝혔다. 관련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무신사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무신사 측은 “우신사 쿠폰은 여성 고객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발행됐다”고 해명했다.

조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 사임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20년을 마무리하려 합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조 대표는 조 대표는 “무신사 운영의 최종 책임자로서 결자해지를 위해 책임을 지고 대표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사퇴의 뜻을 전했다. 이어 “저는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여러분들께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가져왔던 ‘입점 브랜드의 성공을 돕고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드린다’라는 목표를 잊지 않고 서비스를 이어가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우리는 백화점과 대기업 위주였던 패션 유통 산업 구조에서 중소 규모 브랜드들이 큰 영역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도와 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했다”며, “실력과 노력이 뒷받침된 브랜드는 큰 자본과 전국적인 오프라인 유통망 없이도 무신사를 잘 활용해 수백억 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되었고, 실제 이런 과정을 거쳐 수천억 원대의 가치를 인정 받는 회사가 생겨났다”고 소회를 밝혔다. 

더불어 “무신사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세상에 알리고 싶은 대표님들의 꿈이 모인 곳”이라며, “우리는 매일 같은 일을 하지만 ‘내가 만든 옷을 누군가가 멋있게 입어주는 기쁨’,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을 발견하는 즐거움’, ‘마음에 꼭 드는 스타일이 연출되었을 때의 자신감’ 등 그 일을 통해 매일 십 수만 건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조 대표는 “이제는 무신사에 전체 조직의 관리와 사업 전반의 관장까지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새로운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며, “무신사 대표로서 제 개인의 임무는 여기서 마치고 회사와 관련된 업무는 모두 내려놓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 높은 신생 브랜드를 발굴하고 한국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서 저의 역할을 찾아보려 한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저를 믿고 무신사를 함께 만들어 온 본사 임직원 여러분과 무신사와 뜻을 함께하기로 한 관계사 구성원, 그리고 근시일 내 합류할 분들께 제 개인의 주식 중 1000억원 상당을 나누고자 한다”고 그동안 함께해준 임직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조 대표는 사임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무신사 스토어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해외 사업을 포함한 회사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한국 패션 브랜드의 성장을 위한 지원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앞으로 개인 지분 일부를 순차적으로 매각해 약 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무신사의 투자 자회사인 무신사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패션 펀드에 출자할 계획이다. 해당 펀드는 소규모 신생 브랜드 중심의 초기 투자에 집중하고, 조 대표가 무신사 스토어를 운영하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도 나눌 예정이다.

무신사는 2001년 시작됐다. 모태는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이름의 온라인커뮤니티. 신발을 애정하는 수집가라면 모두 가입하는 필수 커뮤니티였다. 신발 콘텐츠를 강점으로 2005년 ‘무신사 매거진’을 론칭했다. 2009년에는 지금의 모습인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를 본격 출범시켰다.

개천에서 용이 났다. 스토어 론칭 12년 만에 무신사가 세계 최대 벤처 캐피탈 세콰이어캐피탈과 IMM 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 투자 유치를 성공한 것. 세콰이어캐피탈은 지난 2019년에 2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 투자였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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