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한국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실패하면서 공매도 장기 금지의 폐해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 공매도가 장기간 금지된 점이 감점 요인이 되어서다. 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전면 재개를 더 미룰 합리적인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공매도 전면 재개 관련 논의는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 전면 개개 시점에 대해) 내부 논의되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당국이 공매도 전면 재개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있으나, 시장 부작용 누적을 막기 위해 시일 내에 재개가 이뤄져야 한다는 우려가 높다. 공매도 금지가 최근 MSCI 정례회의에서 한국 증시 지위 상승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어서다. MSCI는 한국증시를 선진국 지수에 편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지난 2014년 이후 7년 연속 신흥국지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기존에 있던 부정평가에 더해 공매도 금지가 추가적인 감점요인이 됐다. MSCI는 보고서에서 한국이 지난해 3월부터 1년 넘게 공매도를 금지한 점을 상세히 거론하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업계에서 제기해왔던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추가연장 결정이 반복되자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공매도 장기 금지가 MSCI 평가에서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표해왔다.
업계에서는 공매도 전면 재개를 더 미루는 것이 비합리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대형주 중심으로 부분 재개됐음에도 시장 영향이 없었던 점도 전면 재개 필요성을 더하는 양상이다. 금융위도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별다른 영향력이 없음을 인정한 바 있다. 금융위는 공매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공매도 금지 조치 이전에 비해 다소 증가했지만, 공매도 거래대금이 높았던 종목들과 주가 간 유의미한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국계 투자은행에 근무했던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올해는 한국이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여지가 어느 정도 있었다고 본다. 공매도 금지가 재를 뿌린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나 회계상 투명성에 대해 저평가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공매도 금지가 심각한 고평가 우려까지 더하는 것이다. 이런 불이익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있나”고 평가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전면 재개 시에 소형주가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것은 결국 버블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게 쌓인 종목에는 외국인 매수가 들어올 수가 없다. 결국 국내 개인 투자자들 간 버블 주고받기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게 좋은 일이 아니라는 점은 다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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