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남성의 음경과 마찬가지로, 여성도 성적자극을 받으면 음핵과 음순의 해면체가 팽창되고, 자극이 이어지면서 극치감에 이른다. 남성의 음경 해면체에 작용하는 비아그라가 여성의 성기능장애에 대한 연구 결과, 두통 등 부작용만 심하고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여성 성기 해면체의 역할은 남성과 비슷하나, 복잡한 여성 성기능장애는 성기의 혈류 개선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
비아그라 이후 많은 신약들이 개발된 발기 유발제에 비해서, 아직 여성 성기능장애에 대한 확실한 치료제는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여성단체들은 성적 행복권의 치별과 소외라고 주장한다. 여성의 성욕과 극치감을 높이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여성의 성기능은 미묘하고 복잡하여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치료제의 개발도 어려운 실정이다.
2015년 최초의 여성 성기능 치료제가 미국 FDA 승인을 받고 발매됐다. 상품명은 애디(Addyi)이고 성분명은 플리반세린(flibanserin)으로 약제 분류는 여성 성욕증강제이다. 애디는 미국 스프라우트 제약회사에서 우울증치료제로 연구하던 중 여성의 성욕을 높이는 부작용이 발견되어 여성 성기능개선제로 개발됐고, 분홍색의 타원형 알약으로 남성용 비아그라와 비교해 ‘핑크 비아그라’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작용기전은 뇌에서 세로토닌의 분비를 감소시키고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를 촉진시켜 성욕을 높여준다. 어지럼증, 두통, 졸림,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있고, 알코올이나 항진균제와 함께 복용하면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두 달 이상 매일 복용하여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애디의 평가는 복용 후 삶이 달라졌다는 호평과 효능은 없고 부작용만 심하다는 부정적인 의견으로 나뉘고 있고, 현재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
애디는 비아그라와는 작용 부위와 기전, 효능이 다른 약제이다. 비아그라는 남성의 음경 해면체에서 혈류량을 증가시켜 발기를 일으키는 발기유발제이고, 애디는 여성의 중추신경에서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켜 성욕을 높이는 약제이다.
여성용 비아그라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여성의 성기능, 특히 성욕은 육체만이 아니라 심리적 요인과 주변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루어지는 생리현상이므로, 몇 가지 신경전달물질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남성의 성욕도 마찬가지로, 상대방에 대한 무관심이나 불만, 서운함, 증오가 있으면 비아그라가 아니라 어떤 약도 소용이 없다.
섹스는 서로에 대한 애정과 믿음, 친밀감의 표현이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부부가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함께 사랑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섹스이고, 최고의 여성 비아그라는 남성의 공감과 존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