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9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이스라엘과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6대 5로 진땀승을 거뒀다.
팽팽하던 승부는 연장 10회말에 갈렸다. 5대 5로 맞선 10회말 2사 만루에서 양의지가 끝내기 몸에 맞는 볼을 골라내 힘겹게 경기를 끝냈다.
승리의 주역은 오지환이었다.
이날 오지환은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3타점을 기록했다. 2회 첫 타석에서 좌전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했고 4회에는 동점을 만드는 2점 홈런을 쳤다.
4대 4로 맞선 7회말 2사 2루에서 가운데 담장을 맞는 역전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비록 오승환의 블론세이브로 결승 타점은 되지 않았지만, 오지환은 이날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이끌었다.
오지환은 안정적인 수비력도 뽐냈다. 2대 2로 맞선 5회 선두타자 미치 글래서의 까다로운 타구를 안정적인 스텝으로 처리했다. 6회 초에는 선두타자 타이 켈리의 2루 쪽 타구를 빠른 판단으로 달려와 1루에 송구,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이외에도 본인에게 오는 공을 모두 실수 없이 처리했다.
오지환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당시 병역 혜택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비록 금메달은 따냈지만 병역 면제를 위해 군 입대를 마지막까지 미뤘고, 실력이 국가대표에 못 미친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결국 선동열 당시 대표팀 감독이 논란 속에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올 시즌에는 컨디션 난조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해 '무임승차한 거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번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을 때도 꼬리표처럼 논란이 따라붙었다.
오지환은 지난 24일 LG와 평가전에서 수비 중 상대 주자의 스파이크에 왼쪽 턱 부분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럼에도 5바늘을 꿰멘 뒤 다시 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그는 국대 선발의 이유를 확실하게 증명했다. 이전까지 한국 야구의 미운오리였던 오지환은 오늘만큼은 백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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