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이었던 윤석열‧최재형… 이젠 부족한 ‘정책‧현실인식’으로 논란

‘대안’이었던 윤석열‧최재형… 이젠 부족한 ‘정책‧현실인식’으로 논란

尹 잇따른 실언으로 결국 지지율 하락
崔 “공부 부족” 고백으로 갸우뚱

기사승인 2021-08-07 05:00:02
윤석열 후보(왼쪽)와 최재형 후보.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야권 경선에서 신선함을 안겨줄 것으로 평가받았던 윤석열‧최재형 후보가 본격적인 ‘정치 도전’ 선언 이후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여러 실언으로 인해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불안감만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 후보는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6%P 감소한 19%의 지지율을 얻었다. 반면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윤 후보가 잇따른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원전은 체르노빌과 다르다.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말했다. 

이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 윤 후보의 사실관계 인식이 잘못됐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결국 윤 후보 측은 지난 5일 입장문을 내고 “부산일보 인터넷판에 처음 올라온 기사는 후보의 의도와 다르게 반영됐다. 의미가 다르게 전달됐을 경우 서로 조정할 수 있는 문제다. 인터뷰 보도 과정을 두고 공세를 벌이는 것은 비열한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

그런데 윤 후보의 실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그는 주로 ‘정책’을 언급할 때 발생했다. 고민이 부족해 준비가 덜 됐다는 비판에 시달리는 이유다. 

여러 실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윤석열 후보. 사진=연합뉴스

가장 큰 논란이었던 ‘주 120시간 노동’ 논란이 대표적이다.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논란이 되자 그는 해명에 나섰다. 윤 후보 측은 “주 120시간을 근무하는 것은 누가 봐도 불가능한 이야기로서 제게 그 말을 전달한 분들도 주 52시간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데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강조한 것”이라며 “실제로 120시간씩 과로하자는 취지가 전혀 아니었다”고 했다. 

‘부정식품’ 논란도 있었다. 당시 윤 후보는 같은 인터뷰에서 “부정식품이라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된다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캠프에서는 “문제가 없는 선에서는 규제를 남용해선 안 된다는 뜻”으로 해명했지만 좀처럼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는 “저출산 문제는 결국은 이게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얼마 전에 글을 보니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단 얘기도 있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현안에 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현실 인식에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0일 “초기에 코로나19 확산된 곳이 대구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정말 질서 있는 처치나 진료가 안 되고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할 정도로 애 많이 쓰셨다”고 말하며 논란을 양산했다. 

한때 플랜B로 평가받던 최 후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최 후보는 지난 4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에 도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국정 전반과 정책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정책 관련 질문에서 “모른다”거나 “고민해보겠다” 혹은 “준비된 답변이 없다” 등을 남발했다. 

우선 국내외 산업계의 가장 큰 이슈로 자리 잡은 반도체 산업에 관련해서는 “지원과 관련한 준비된 답변을 말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출마선언문에서 스스로 언급한 ‘과감한 개혁’에 대해서도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너무 과도하다”라면서도 “아직 공부가 부족하다. 더 (공부)해서 문제점이 뭔지 말씀드리겠다”고 해명했다. 

남북대화‧통일에 관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오래되지 않아 로드맵을 지금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준비가 부족한 데 출마를 선언한 것”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출마선언식에서 준비가 안됐다는 비판을 들은 최재형 후보. 사진=연합뉴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의 철학과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분석하는 모양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후보자의 통치 철학이라고 하는 것은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보장하는 거에 있는 것”이라며 “(후쿠시마‧불량식품 등과 관련해) 생명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런 실수들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라고 했다. 

전재수 의원 역시 “모르는 걸 모른다고 했으니까 솔직하다. 그래서 존경할만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대통령 후보자에게 어울리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경험 없는 것과 실력 없는 건 구분을 해야 한다. 더구나 이것은 국가를 경영하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당내 경쟁자들 역시 이들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리고 있다. 유승민 후보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 120시간 노동, 민란 발언에 이어 ‘부정식품’ 발언을 접하고 윤 후보의 평소의 철학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며 “새로운 보수는 자유뿐만 아니라 정의‧공정‧평등‧생명‧안전‧환경이라는 헌법가치들을 균형 있게 추구해야 한다. 성장은 물론 복지와 분배도 추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 역시 “한 분은 발언마다 갈팡질팡 대변인 해설이 붙고 진의가 왜곡되었다고 기자들 핑계나 대고 있다. 또 다른 한 분은 준비가 안 됐다고 이해해 달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국정은 연습도 아니고 벼락치기 공부로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