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활극과 유치한 드라마 사이 ‘경찰수업’ [볼까말까]

유쾌한 활극과 유치한 드라마 사이 ‘경찰수업’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1-08-10 18:54:40
KBS2 월화드라마 ‘경찰수업’ 포스터. 로고스 필름 제공
[쿠키뉴스] 김예슬 기자 = 노선이 확실하다. 특정 연령대가 아닌, 전 연령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재미있고 웃음이 나는 와중에 찡한 감정을 부르는 장면이 알맞게 어우러졌다.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보기 좋은 드라마 KBS2 ‘경찰수업’이 9일 첫 방송됐다.

‘경찰수업’은 형사와 해커 출신 범죄자 학생이 경찰대에서 교수와 제자 신분으로 만나 공조 수사를 펼치는 내용을 그린다. 형사, 범죄자 학생, 경찰대, 교수, 제자, 공조. 이 많은 요소가 첫 회부터 빼곡하게 담겼다. 열혈 형사 유동만(차태현)은 범죄 집단을 소탕하기 위해 의지를 불태운다. 천재 해커 강선호(진영)는 유동만의 ‘랜선 친구’(인터넷으로만 소통하는 친구를 이르는 신조어)로서 그의 수사에 힘을 보탠다. 하지만 강선호는 자신을 키워준 윤택일(오만석)의 병원비를 대기 위해 온라인 불법 사이트의 비밀 자금을 훔치고, 그 과정에서 유동만이 1년간 공들인 수사를 망쳐놓는다. 이렇게 악연으로 마주한 두 사람은, 경찰대학교 신입생 면접장에서 면접관과 학생으로 재회한다.

1회부터 드러난 둘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지 확실히 보인다. 그만큼 단면적이며, 클리셰를 충실히 따르는 성장물이다. 꿈이 없는 강선호는 친구 따라서 간 유도 시합장에서 당차게 꿈을 이야기하는 오강희(정수정)에게 반하고, 여러 상황이 겹치며 경찰대학교에 가겠다는 목표를 가진다. 강선호가 꿈을 설정하는 과정부터가 성장이다. 그의 성장에는 마음을 울리는 부성애와 가족애가 함께한다. 여기에 우정과 사랑, 갈등이 예고됐다. 대중적인 코미디 장르에 한국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감정 장면을 적절히 담아내며 흥행 공식을 따른다.

호불호는 이 지점에서 갈린다. 부담 없이 볼 만한데, 갈등 구조가 단순해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다. 만화처럼 과장된 연출은 유쾌한 활극과 유치한 어린이 드라마 사이를 부단히 오간다. 다만 청춘이 겪는 고난과 성장을 키워드로 잡고 있는 만큼 극화된 연출이 들뜨게 느껴지진 않는다. 배우 차태현으로 중장년 시청자를 잡고, 그룹 B1A4 출신 배우 진영과 f(x) 출신 정수정이 출연해 2030 시청자를 공략한다. 전 연령대가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엔 더없이 좋다.

■ 볼까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원한다면 추천한다. 주인공의 성장을 응원하다 보면 자연스레 가족과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 사랑, 우정, 갈등, 실패, 성공, 화합 등 소년만화의 요소들을 좋아하는 시청자에게도 권한다. 뻔해서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다.

■ 말까

가볍고 유치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에겐 권하지 않는다. 무게감 있는 전개를 원한다면 드라마를 보다 채널을 돌릴 수도 있다. ‘경찰수업’이라는 제목을 보고 치밀한 수사물을 기대한 시청자에게는 다른 작품을 권하고 싶다.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